국내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기업 셀레믹스가 2021년 전략적으로 투자했던 미국 바이오기업 Senda Biosciences가 글로벌 제약사 Johnson & Johnson(J&J)의 대규모 전략적 투자 대상으로 성장하면서 당시 투자 결정이 재조명되고 있다.

셀레믹스는 2021년 6월 Senda Biosciences에 약 11억1500만원을 투자해 전환우선주를 취득했다. 당시 Senda는 생체 내 특정 세포와 조직으로 치료물질을 전달하는 나노입자 기반 전달기술을 개발하던 Flagship Pioneering 계열 바이오기업이었다. Senda는 2023년 RNA 치료 플랫폼 기업 Laronde와 합병해 Sail Biomedicines로 재탄생했으며, 합병을 통해 Laronde의 Endless RNA(eRNA) 기술과 Senda의 표적 나노입자 전달기술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됐다.

최근 J&J는 Sail과의 전략적 협력을 위해 총 7억8500만달러의 초기 지급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중 4억6500만달러는 Johnson & Johnson Innovation–JJDC의 직접 지분투자로 구성되며, 개발 마일스톤 달성 시 추가 1억4000만달러가 지급될 수 있다. J&J는 여기에 더해 향후 25억8000만달러에 Sail 전체를 인수할 수 있는 독점적 옵션까지 확보했다. 단순 후보물질 라이선스가 아니라 대규모 지분투자와 공동개발, 인수옵션이 결합된 구조라는 점에서 J&J가 개별 파이프라인보다 플랫폼 전체의 확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Sail의 핵심 기술은 원형 RNA 계열인 eRNA와 표적 나노입자 전달체를 결합한 것이다. eRNA는 기존 선형 mRNA보다 체내에서 지속적인 단백질 발현을 목표로 설계됐으며, 여기에 표적 나노입자 기술을 적용해 원하는 조직과 세포에 RNA를 선택적으로 전달한다. Sail은 RNA 설계와 전달체를 별도로 개발하는 대신 AI와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RNA 구조, 나노입자 조성, 세포 선택성, 단백질 발현을 통합적으로 최적화하고 있어 단일 후보물질이 아닌 확장 가능한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J&J와 Sail이 주력하는 분야는 in vivo CAR-T다. 기존 CAR-T 치료는 환자에게서 T세포를 채취해 외부 시설에서 유전자를 조작·증식한 뒤 다시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효과는 강력하지만 환자별 맞춤 제조로 인한 비용과 접근성 한계가 지적돼 왔다. 반면 Sail은 표적 나노입자를 통해 eRNA를 환자의 T세포에 직접 전달해 체내에서 CAR 단백질이 발현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개발 중이다. 외부 공장에서 세포를 제조하는 대신 환자 몸속에서 곧바로 CAR-T를 만들어내는 개념으로, 임상적으로 입증될 경우 기존 CAR-T의 복잡한 제조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접근으로 평가된다.

Sail과 J&J는 우선 자가면역질환을 주요 적응증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선도 프로그램은 CD19를 표적으로 하는 CAR를 T세포에 발현시켜 질환 관련 B세포를 제거하는 이른바 ‘면역 리셋’ 전략을 활용한다.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CAR-T 적용 범위를 혈액암을 넘어 루푸스, 다발성경화증 등 중증 자가면역질환으로 확대하려는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in vivo CAR-T가 임상적으로 성공할 경우 기존 세포치료제의 제조·비용 문제를 개선하며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셀레믹스가 Senda에 투자한 2021년 당시는 Laronde와의 합병은 물론 Sail Biomedicines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in vivo CAR-T가 지금처럼 글로벌 제약사의 주요 경쟁 분야로 부상하기 이전이었다. 이후 약 5년 만에 이 기술은 J&J가 수억달러 규모의 직접 지분투자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인수옵션을 제시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성장했다. 초기 단계 바이오 플랫폼 기업은 임상·사업화 불확실성이 커 기술의 성공 가능성을 미리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차세대 RNA 치료와 정밀 전달기술의 가능성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포착한 투자로 볼 수 있다.

J&J가 대규모 지분투자에 더해 Sail 전체를 인수할 수 있는 독점옵션까지 확보한 점을 감안하면, 셀레믹스가 보유한 지분의 경제적 가치도 투자 당시와 비교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가치 실현 여부는 향후 Sail의 임상 성과와 J&J의 인수옵션 행사 여부에 달려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 Sail의 in vivo CAR-T 기술이 자가면역질환에서 임상적으로 검증되고 다른 표적과 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경우, 셀레믹스가 보유한 지분 역시 단순 비상장 투자자산을 넘어 전략적 자산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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