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8월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초고가·비거주 주택을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 기준을 상향하고 비거주 예외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1주택 실거주 시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는 것 빼고는 모두 증세 요인"이라며 "국세 수입이 양호한 상황에서 이렇게 증세를 많이 할 필요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득이한 사유로 비거주할 경우 거주기간을 인정해주는 특례의 '1년 이상' 요건도 없애거나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중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거주를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기간을 3년에서 5년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고려해 10억원으로 설정된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를 높이고, 정부가 제시한 '거주 기간 최대 80% 공제' 대신 '거주 60%·보유 20%'로 절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주택 수 기준 과세 체계를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면서도 다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차등적으로 올리고 양도소득세에는 가액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점에 대해 "불완전한 기준"이라며 종부세와 양도세 모두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 부동산연구팀장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차등화하면 주택 수에 과세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세율로 옮겨간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영향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상급지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집값이 좀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강성훈 한양대 교수는 "조세 전가로 인한 임차시장 불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초고가 주택을 피해 낮은 가격대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했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조치에 대해 "매도 퇴로를 연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한시 완화 조치가 끝난 뒤 거래절벽이 올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세제 외에 금융·상속 관련 개편안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오종문 동국대 교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라는 이유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조세특례 상품에서 배제하는 규정에 대해 "ISA 가입 요건 자체를 없애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가 누르기' 방지책에 대해서도 상대적 기준을 적용하면 '최하위권'만 면하면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보완을 주문했으며,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 것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 측에서는 김병철 재정경제부 조세총괄정책관이 토론회에 참석해 ISA,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과 관련해 "입법예고 기간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세제의 비거주 요건이 시행령에 위임된 사안인 만큼 시행령 개정 때 이날 나온 의견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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