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8월1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 중재 여부에 대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 결정할 일이며, 특히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 간 담판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거리를 두면서 미국이 먼저 유화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이 부장은 한중관계에 대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개선과 발전의 궤도에 들어섰으며, 이는 양국 이익에 부합하고 양국 국민의 바람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며, 한국은 바로 우리 곁에 있다"며 "한중 협력 강화는 한국의 발전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재명 정부를 '친중'으로 평가하는 기류에 대해서는 "이재명 정부는 한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정부이며, 중국과 우호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작년 9월 베이징 회담 이후 11개월 만에 열렸으며, 양 장관은 한중 양자관계와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조현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중관계 복원의 성과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공존의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한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주룽지 전 중국 국무원 총리의 별세에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왕이 부장은 "한반도의 제일 중요한 이웃 나라로서 중국 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한국과 북한 두 나라가 점차적으로 평화 공존의 기회를 따라 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한반도의 지속적인 안정과 발전을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보내는 가운데 오는 11월 중국 선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중국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왕이 부장의 단독 방한은 2021년 9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왕 부장은 8월20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하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회담·오찬을 가질 예정이며, 오는 9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도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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