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 일대 교전이 격화하면서 양국의 곡물 수출 능력이 사실상 마비된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통신이 8월 21일(현지시간) 수출 항만의 월평균 곡물 처리 능력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양국의 수출 능력은 작년 곡물 수출 시즌과 비교해 97% 이상 줄었다. 양국은 작년 시즌 흑해와 아조우해 지역 터미널을 통해 월평균 720만t의 곡물을 수출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흑해 터미널에서는 곡물 선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 노보로시스크의 주요 곡물 터미널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최근 모두 문을 닫았고, 최대 곡물 터미널인 KSK와 타만 터미널도 반입·수출을 중단했다. 공식적으로 폐쇄되지 않은 러시아 수출 시설은 투압세 지역의 소규모 터미널이 유일하며 처리 능력은 월 약 16만t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달 밀 수출량이 180만t에 그쳐 2010년 이후 같은 달 기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자흐스탄곡물연합 관계자는 "현재 흑해에서 민간 선박 운항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오데사항 인근 수출 항구들은 지난달부터 휴점 상태다. 타라스 비소츠키 우크라이나 농업장관은 이달 중순 기준 입항 선박이 0척이라고 밝혔으며, 이달 수출용 곡물 출하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급감했다. 외화 수입의 절반 이상을 농산물 수출로 벌어들이는 우크라이나가 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측은 최근 러시아에 흑해 민간 표적 공격 중단을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휴전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차질이 이어지며 세계 밀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30%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러시아는 오데사항을 지속적으로 타격한 데 이어 지난주부터 대체 항구인 다뉴브강 항구 이즈마일 등을 포함해 남부 전역으로 공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철도와 도로를 포함한 대체 곡물 수송로까지 봉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8월 20일 밤 오데사 지역의 몰도바 국경 인근 검문소 등을 이틀째 공격해 인근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8월 21일에는 우크라이나 중부 크리비리흐 쇼핑센터가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받아 5명이 숨지고 어린이 6명을 포함해 52명이 다쳤으며, 공격은 30분 간격으로 두 차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도 밤새 러시아 흑해 연안 지역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국경에서 1천600㎞ 떨어진 페름 지역의 정유공장, 볼고그라드 지역의 군 비행장 등이 타깃이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러시아 SU-34 전투기와 드론 보관·발사시설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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