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신작 제작보고회 (사진= 연합뉴스 제공)

이창동 감독이 8월 2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제작보고회에서 "우리가 보통 사랑 이야기라고 하면 이뤄질 수 없는, 불가능한 사랑을 전제로 받아들이는데, 우리는 오히려 '가능한' 사랑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오아시스'(2002)로 베네치아영화제 감독상을, '시'(2010)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이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설경구가 해고노동자 호석 역을, 전도연이 아내 미옥 역을 맡았고 조여정은 집단해고 사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 역, 조인성은 예지의 남편이자 부유한 집안 출신인 상우 역을 연기한다. 이 감독은 "한국 대기업에서의 집단해고 사태는 후유증이 굉장히 크고 사회적으로도 파장이 크다"며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삶 자체를 바꿀만한 사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사랑"이라며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들 관계에서도 본질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이 해고 노동자의 삶을 그리기로 한 것은 10여년 전 전도연·설경구를 주연으로 준비하다 계획을 접었던 시나리오에서 시작됐다. 이 감독은 "해고노동자의 삶을 정직하게 다루는 다큐도 있는데 굳이 극영화로 만들어야 될 어떤 이유가 있을까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시나리오는 각색을 거쳐 단편 '심장소리'(2022)로 만들어졌고, '가능한 사랑'은 여기에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의 이야기를 더해 새롭게 완성됐다. 이 감독은 "기술 발전과 함께 노동 자체가 소멸하는 시대에 와 있다"며 "처음 영화를 만들고자 했을 때보다 이 문제를 이야기해야 할 필연성이 점점 더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읽고서 여운이 너무 강렬해 '역시 이창동 감독님이시구나' 생각했다"며 미옥에 대해 "여려 보이지만 강인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설경구는 "'가능한 사랑' 시나리오를 읽고 저도 모르게 긴장감이 들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감독님 작품을 워낙 좋아해 배운다는 마음으로 현장에 갔고,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했고, 조여정은 "촬영 현장에서 일분일초가 지나가는 게 아깝고 소중했다"고 전했다.

'가능한 사랑'은 9월 2일부터 12일까지(현지시간) 열리는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처음 공개된다. 이후 9월 23일 국내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며, 넷플릭스에서는 11월 6일 공개된다. 이 감독은 넷플릭스와의 작업에 대해 "지금까지 영화를 제작하면서 가장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며 "제작의 전 과정에 걸쳐서 어떤 간섭이나 별도의 요구를 하지 않고 감독으로서의 독립성을 인정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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