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지역 차등 도입 (사진= 연합뉴스 제공)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8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산업용 지역 요금제 공청회를 열고 구체적인 인하 방안을 공개했다. 요금 구성 항목에 '지역별 조정 요금'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한다. 남부권은 13∼18원 인하돼 지난해 평균 판매단가(1kWh당 181.9원) 기준 인하율이 7∼10%에 이르고, 충청·강원을 묶은 중부권은 10∼15원(5∼8%), 수도권 북부는 6∼10원(3∼8%) 낮아진다. 반면 전력수요가 집중된 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 등 수도권 남부는 조정 요금이 '0원에서 1원 인하'로 설정돼 사실상 현행 요금이 유지된다. 각 권역은 행정안전부가 개발 중인 '지역우대지수'를 활용해 다시 세분화되며, 기후부는 전국이 종합적으로 11개 지역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역별 차등 요금을 도입하는 배경에는 '수도권 일극화' 완화와 중국의 저가 공세 대응이 있다. 지난해 전체 판매 전력량 5억4천941만7천259MWh 중 수도권 소비량은 2억2천279만8천828MWh로 40.6%를 차지했다. 경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는 2041년까지 14GW 규모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도권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량은 2028년 1.45GW를 돌파할 전망이다. 반면 수도권 전력 자급률은 66% 안팎에 머물러 있으며 서울은 6.8%, 경기는 59.1%로 각각 시도 중 2번째와 6번째로 낮다. 기후부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평균 1kWh당 120원대로 한국의 66% 수준이다.

행정구역에 따라 요금이 갈리는 방식에는 우려도 나온다. 전력망이 전국 단일망으로 연결돼 있어 특정 발전소의 전기가 해당 행정구역 안에서만 소비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가 지적된다. 한국경제지리학회가 2023년 발표한 논문을 보면 229개 시·군·구 중 전력 자급률이 100%를 넘는 곳은 38곳에 불과해 17개 시도 기준(7곳)보다 지역 간 편차가 크다. 천현민 한전 요금전략처장은 "지역별 요금제를 시행하는 국가들은 행정구역이 아니라 전력계통의 흐름을 반영해 지역을 구분했다"며 "우리는 송전사업자 한 곳이 요금을 결정하기에 외국과 같은 방식을 당장 도입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요금 인하로 인한 한전의 수입 감소도 변수다. 당국은 이번 인하로 2조8천억∼3조원 안팎의 요금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전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용 전기요금을 7차례 올려 이 기간 요금이 80%가량 상승한 만큼 '원가 회수 기반'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전 부담을 덜기 위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들이는 도매요금에도 지역별 한계 가격제(LMP)를 도입해 송전 제약이 있을 때 수도권 발전 전기는 비싸게, 비수도권 발전 전기는 싸게 사들이기로 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저소득층 에너지 바우처 등 정부가 부담해야 할 공공적 성격 비용을 한전이 부담해온 부분이 있는데, 상당 부분 국가가 부담하는 것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한전은 산업용 지역 요금제 도입 절차를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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