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이 청소년 SNS 중독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미국 47개주 등과 약 167억 달러(약 23조1천억원) 규모의 합의안을 마련했다. 2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에 제출된 합의서에 따르면 메타는 우선 약 117억 달러를 지급하고, 틱톡·유튜브·스냅 등 다른 소셜미디어 업체가 유사한 합의를 체결하면 추가 지급액이 늘어나 전체 규모가 약 167억 달러까지 확대되는 구조다. 합의안은 법원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소송을 주도한 캘리포니아주가 15억∼22억 달러로 가장 많은 합의금을 받고, 뉴욕주는 8억∼11억 달러다. 이미 별도 벌금 판결을 받아낸 뉴멕시코주 등은 이번 합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메타는 합의에 따라 18세 미만 이용자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합산 이용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하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야간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이 제한은 부모의 승인이 있어야 해제된다. 경쟁 업체들도 청소년 이용시간 제한을 수용하면 메타의 일일 제한은 1시간으로 줄고, 야간 차단 시간도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로 늘어난다. 학기 중에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개인 메시지를 제외한 알림을 끄는 '학교 모드'도 적용된다.
청소년 계정은 인공지능이 콘텐츠를 계속 추천하는 알고리즘 대신, 구독한 계정 게시물만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비개인화 피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메타는 가입 시점과 이용 중 90일마다 이 같은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고, 부모가 자녀 계정에 이 설정을 직접 적용할 수도 있다. 청소년 이용자는 자신이나 타인 게시물의 '좋아요' 등 반응 수를 볼 수 없고, 성형이나 화장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사진 필터도 쓸 수 없다.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 처리돼 낯선 성인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메타는 13∼17세가 성인 생년월일을 입력해 성인 계정으로 가입하는 것을 막는 나이 확인 기술을 구축하고, 가입이 금지된 13세 미만 아동의 접근을 차단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매년 무단 가입 아동 계정 삭제 결과를 보고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캘리포니아주의 롭 본타 법무장관은 "이번 합의는 우리 아이들에게 SNS를 덜 위험한 공간으로 만들고, 아이들과 그 가족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C. J. 마호니 메타 최고법무책임자는 "우리 업계 전체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며 틱톡과 유튜브에도 새 체계 시행을 촉구했다.
다만 합의 내용은 미국 내 참여 주에 한정돼 한국 등 다른 나라에도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소송이 합의로 종결되면서 증언대에 설 예정이었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는 증인 출석을 면했다. 시민단체 테크오버사이트프로젝트의 사샤 호워스 사무총장은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모든 플랫폼에서 보호조치를 영구적으로 의무화하지 않는 한 모든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할 수 없다"며 의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저커버그가 증언을 거부해 유가족들의 정의 실현 기회가 박탈됐다고 지적했다. 16세 딸을 잃은 빅토리아 힝크스씨는 "오늘에야 무언가 조치가 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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