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막바지 한 경기 차 박빙 승부 속 승패 가를 변수 분석

정규시즌 종료까지 팀당 20여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프로야구 가을야구 진출을 둘러싼 5강 경쟁이 안갯속 승부로 이어지고 있다. 상위권 팀들이 포스트시즌 직행을 위한 안정적인 순위 굳히기에 들어간 반면, 중위권에 몰린 네 팀은 반 경기에서 한 경기 차의 촘촘한 간격을 두고 매일 순위표를 바꾸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8월 하순을 지나 9월로 접어들며 폭염과 누적된 체력 저하가 겹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정규시즌 개막 이후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하위권에서 맹추격을 이어온 복수 구단이 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턱밑까지 추격해 5위 쟁탈전은 사실상 6위와 7위까지 포함된 다자 구도로 재편됐다.

한국야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정규시즌은 사상 최초로 천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두며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인 열기 속에서 4위부터 7위까지 맞물린 중위권 구단들의 승차는 불과 2경기 이내로 좁혀진 상태다. 하루 경기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의 주인공이 바뀌는 혼전이 거듭되면서 현장에서는 매 경기가 단기전 포스트시즌과 다름없는 긴장감 속에 치러지고 있다. 가을야구 진출 여부에 따라 한 시즌 구단 운영의 성패와 코칭스태프의 재계약, 선수단의 연봉 고과가 직결되는 만큼 현장의 집중력도 최고조에 달했다.

중위권 순위 다툼의 핵심 승부처는 단연 마운드의 안정감이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긴 연전을 치러온 투수진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불펜의 방어율과 선발 로테이션의 정상 가동 여부가 승패를 직접적으로 가르고 있다. 특히 정규시즌 막판에는 여름철 우천 취소로 밀린 경기들이 재편성되면서 이동 거리가 늘어나고 휴식일이 불규칙해지는 변수가 발생한다. 이 같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 핵심 투수들의 과부하를 막으면서도 승부처마다 확실한 구원 투수를 투입해 리드를 지켜내는 벤치의 운용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하는 경기가 늘어날수록 불펜의 소모가 가중되는 악순환을 끊어내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스포츠 전문 연구위원은 "정규시즌 잔여 일정이 20경기 안팎으로 좁혀지면 전술적 완성도보다도 벤치의 결단력과 불펜의 잔여 체력이 순위를 좌우한다"며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 실점을 억제할 수 있는 필승조 투수 2~3명의 구위가 유지되느냐가 5강 수성의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투에 따른 구속 저하나 제구력 난조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교체 타이밍을 한 박자 빠르게 가져가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단 전력분석팀 관계자 역시 "데이터 분석상으로도 후반기 7회 이후 승계 주자 실점률이 낮은 팀이 1점 차 접전 승부에서 7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선발 투수의 투구 수가 80개를 넘어서는 시점에서의 과감한 계투 작전이 승부의 분수령"이라고 강조했다.

타선의 결정력 역시 순위 싸움의 명암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득점권 상황에서 중심 타선의 침묵이 이어질 경우 경기 후반 불펜에 가해지는 심리적, 물리적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위권 경쟁을 펼치는 팀들 대부분이 최근 경기에서 잔루가 급증하는 공통적인 고민을 안고 있다. 주자를 득점권에 두고도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한두 점 차 패배를 당하는 경기가 누적되면 팀 전체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테이블세터(출루를 목표로 하는 1·2번 타자)의 출루율과 중심 타선의 찬스 해결 능력이 막판 순위 다툼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수비에서의 집중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승부 변수다. 정규시즌 막판 체력 저하로 인한 실책은 곧바로 대량 실점으로 이어져 승기를 내주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특히 팽팽한 투수전이나 1점 차 승부에서 나오는 내야 수비 실책이나 외야수의 타구 판단 실수는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상대에게 넘겨주는 원인이 된다. 기록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실책이나 주루 실수 역시 한 점이 간절한 막판 승부에서 뼈아픈 패배로 직결되고 있어 벤치의 철저한 기본기 점검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경기 후반 대수비와 대주자 요원의 기용 타이밍이 승패를 뒤바꾸는 핵심 요소로 부각된다.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감도 순위 싸움의 거대한 변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뚜렷한 목표 앞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중압감은 정규시즌 전반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과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더그아웃 분위기를 다잡고 결정적인 순간에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면 젊은 선수들이 연패 상황에서 급격히 흔들릴 위험이 크다. 반대로 패배 의식을 털어내고 연승 흐름을 타는 팀은 단숨에 순위표 상단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추진력을 얻는다.

현장의 한 야구 해설위원은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서는 기술적인 격차보다 실책 하나에 무너지지 않는 멘털과 분위기가 승부를 가른다"며 "더그아웃에서 선수단 전체가 하나의 목표로 뭉쳐 연패를 최소화하고 연승을 길게 이어가는 응집력을 발휘해야 가을야구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잔여 경기 상대 전적과 맞대결 일정을 면밀히 분석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적 경기 운영도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선수단 컨디셔닝을 총괄하는 트레이닝 코치는 "무더위가 누적된 8월 말부터는 체중 감소와 근육 피로도가 극대화된다"며 "훈련량을 줄이고 영양 공급과 수면 관리를 철저히 해 경기 당일 3시간 동안 모든 에너지를 쏟아낼 수 있는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승부의 숨은 열쇠"라고 밝혔다.

야구장을 직접 찾는 팬들의 응원 열기도 최고조에 달했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야간 경기에도 매진 사례가 이어지며 관중석에서는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다. 원정 응원석 티켓까지 예매 시작 수 분 만에 동나는 등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장인 야구팬 김모 씨(43)는 "응원하는 팀이 5위 자리를 놓고 매일 순위가 바뀌는 살얼음판 승부를 펼치고 있어 퇴근 후 경기 중계를 챙겨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을야구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 박모 씨(36)는 "1경기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라 매 투구마다 손에 땀을 쥐게 된다"며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커 보여 안타깝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승리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말마다 지방 원정 응원을 떠난다는 최모 씨(29)는 "매 경기 결과에 따라 포털 사이트 순위표를 새로고침하며 승차를 계산한다"며 "정규시즌 마지막 한 경기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규시즌 막바지 5강 경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맞대결 일정이다. 순위 다툼을 벌이는 당사자 구단 간의 직접적인 맞대결은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상대 팀에 1패를 안기며 승차를 한 번에 1경기로 벌리거나 좁힐 수 있는 이른바 '더블 카운트'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9월부터 이어지는 중위권 팀들 간의 잔여 맞대결 매치업에 각 팀의 1, 2선발 에이스 투수들이 총출동하면서 사실상의 준플레이오프급 단기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9월 1일부터 적용된 확대 엔트리 제도 역시 전력 운용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기존 28명 등록, 26명 출장에서 5명이 추가된 33명 등록, 31명 출장으로 선수단 규모가 늘어나면서 벤치의 가용 자원이 대폭 확대됐다. 퓨처스 2군 리그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대타 전문 타자, 빠른 발을 가진 대주자, 원포인트 좌완 불펜 요원들이 1군에 합류해 팽팽한 승부처마다 조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백업 선수층이 승부처에서 얼마나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느냐가 팀의 전력 깊이를 증명하는 잣대가 된다.

부상자 관리도 막판 순위 경쟁의 성패를 가르는 뇌관이다. 장기 레이스에서 누적된 피로로 인해 주전 야수들의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손상이나 투수들의 어깨 및 팔꿈치 통증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다. 주축 선수의 갑작스러운 전력 이탈은 벤치의 시즌 구상을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다. 구단 의료진과 트레이닝 파트의 신속한 재활 프로그램 가동과 철저한 예방 관리가 팀 전력 보존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구단 프런트의 발 빠른 행정 지원과 현장 코칭스태프 간의 긴밀한 소통도 경기력에 직결된다. 빡빡한 잔여 경기 일정 속에서 원정 경기 이동 시 선수단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한 고속철도 특별 수송 편성, 쾌적한 숙소 배정, 원정 식단 개선 등 세심한 지원이 병행되고 있다. 아울러 상대 팀 타자와 투수의 최근 컨디션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한 전력 분석 리포트가 매 경기 선수단에 신속하게 전달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 순위 규정에 따르면 정규시즌 종료 시 5위 팀의 승률이 동률일 경우 잔여 순위 결정 방식에 따라 순위가 확정된다. 1위 결정전이나 5위 결정전 등 단판 승부 규정이 마련된 순위의 경우 별도의 타이브레이커(순위 결정 단판전) 경기가 편성되며, 그 외의 경우에는 상대 전적 다승, 다득점, 전년도 성적 순으로 최종 순위가 갈린다.

정규시즌 막판 잔여 경기 일정은 한국야구위원회가 미편성 경기와 우천 취소 경기 등을 종합해 확정한 최종 스케줄에 따라 전국 9개 구장에서 일제히 치러지고 있다. 각 구단은 남은 경기 수와 홈 및 원정 이동 동선, 상대 전적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1군 엔트리를 운영하고 있다. 가을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정규시즌 잔여 일정이 모두 종료된 직후 정규시즌 4위 팀의 홈구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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