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단 정책 철회 공식 요구…수도권 쏠림 완화와 지역 사립대 생존권 충돌

전국 사립대학교 총장들이 정부의 지역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추진 계획을 두고 거세게 반발하며 해당 방안의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지역 국립대에만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방식은 대학 간 형평성을 심각하게 해칠 뿐 아니라 실질적인 지역 균형 발전 효과도 거두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국 사립대 총장들은 28일 정부를 향해 지역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계획을 즉각 폐기하라는 내용의 입장을 냈다. 사립대 총장들은 특정 국립대만을 대상으로 삼는 무상 등록금 혜택이 고등교육 전반의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사립대의 존립 기반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고등교육기관 중 사립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웃돈다. 사립대 측은 고등교육의 대다수를 책임지는 사립대를 배제한 채 국립대에만 재정을 집중 투입하는 구조는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현장의 실효성을 검토한 설문 결과도 공개됐다. 조사 결과 지역 국립대 등록금이 0원이 되더라도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7%가 여전히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지역 국립대에 파격적인 등록금 면제 혜택을 부여하더라도 대다수 학생의 수도권 선호 현상을 완전히 돌려세우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체적인 진학 희망 대학 소재지 문항을 살펴보면 수도권 대학으로 이동하겠다는 반응이 뚜렷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33.3%는 지역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시에도 수도권 대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19.4%에 달하는 인원은 반드시 수도권 대학을 선택하겠다고 밝혀 수도권 대학 진학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다. 등록금 면제라는 경제적 유인만으로는 수도권 집중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사립대 총장단은 지난 10여 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조치로 사립대의 재정적 한계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교육부의 대학 정보 공시를 보면 사립대의 주요 수입원인 등록금 수입은 장기간 정체된 반면 물가 상승과 시설 개선 비용은 꾸준히 늘어났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국립대에만 전액 지원 혜택이 주어질 경우 지역 사립대는 신입생 유치 경쟁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을 두고 고등교육 지원 정책의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한 대학교육 연구위원은 등록금 감면 방식의 단편적인 지원만으로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인프라와 교육의 질적 향상이 동반되지 않는 지원 방식은 사립대와의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고등교육 전문가는 지역 사립대 역시 지역 경제와 산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특정 설립 유형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 청년 전체를 아우르는 고등교육 재정 지원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 박모 씨(49)는 학비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요인이지만 수도권 대학이 지닌 취업 환경과 다양한 진로 선택 폭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단순한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대학의 경쟁력과 장기적인 비전이 입학 결정의 핵심 기준이 된다는 뜻이다.

지역 사립대 진학을 고민 중인 수험생 김모 씨(19)는 국립대만 학비를 전액 면제해 준다면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립대를 선택할 이유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주변 친구들도 결국 수도권으로 가거나 국립대로 몰릴 것 같다고 전했다.

사립대 총장들은 고등교육 전반을 고려하지 않은 국립대 편중 지원 정책이 지역 사립대의 신입생 모집난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정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지역 국립대 중심의 등록금 전액 지원 방침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번 사립대 총장단의 공식 문제 제기와 등록금 지원에 따른 수도권 진학 희망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고등교육 재정 배분을 둘러싼 정부와 대학 사회의 논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국 사립대 총장 협의체는 이번 요구안을 교육부에 공식 전달하고 관련 정책 협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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