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 불미스러운 사태 책임지고 지휘봉 반납…구단 후임 물색 착수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고희진 감독이 지난 1월 발생한 선수단 내부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정관장 구단은 28일 고 감독이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자진 사퇴 의사를 전달해 옴에 따라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관장 구단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발단은 올스타 휴식기 기간이었던 지난 1월 선수단 회식 자리였다. 해당 자리에서 A 코치가 소속 선수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구단은 이 같은 사실을 5월에 처음 인지한 뒤 즉각 관련자들을 분리 조치했다. 이어 가해자로 지목된 A 코치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한국배구연맹(KOVO)과 스포츠윤리센터에 해당 사안을 공식 신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 분야 인권 침해 및 비리 대응 표준 매뉴얼에 따르면 체육 단체나 구단은 지도자 및 선수의 비위 행위를 인지한 즉시 피해자 보호 조치를 취하고 관계 기관에 통보해야 한다. 정관장 구단은 피해 선수의 2차 피해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심리 상담과 법률 지원을 병행했다.
선수단 총괄 책임을 맡고 있던 고 감독은 사건 인지 직후인 지난 5월부터 구단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된 상태였다. 고 감독은 당시 회식 자리에 함께 있었으나 A 코치의 부적절한 행위를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선수단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관리와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배구계 관계자는 지도자가 현장에서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관리 책임 범위에 속하는 사안에 대해선 엄격한 도의적·행정적 잣대가 적용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스포츠법 전문 변호사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결과에 따라 사법 기관 고발이나 연맹 차원의 추가 징계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도 선제적인 수습책을 마련해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관장 구단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식 사과 입장을 내놓았다. 구단 측은 팬들에게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선수단이 동요하지 않고 다가오는 새 시즌 훈련과 경기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차기 지도자 선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배구 팬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이어졌다. 정관장의 오랜 팬인 김모 씨(37)는 새 시즌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로 사령탑이 교체돼 팀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면서도 구단이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고 선수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가 진행 중인 단계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아직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공식적인 조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조사 결과가 넘어오는 대로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와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맹 상벌규정에 따르면 품위 손상 행위나 인권 침해 행위가 확인될 경우 자격정지부터 영구제명까지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사령탑 공백이라는 변수를 맞이한 정관장은 신속한 후임 지도자 인선과 함께 팀 전열을 정비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관장은 코칭스태프 개편과 함께 오는 9월 예정된 한국배구연맹 컵대회와 10월 개막하는 V-리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대전 클럽하우스에서 훈련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