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하랄 5세 국왕 별세 (사진= 연합뉴스 제공)

노르웨이 왕실은 8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하랄 5세 국왕이 이날 오전 6시35분 오슬로 대학병원에서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왕실은 "국왕이 오늘 서거했음을 알리게 돼 매우 슬프다"며 "평화롭게 영면했다"고 전했다. 하랄 5세는 유럽에서 재위 중인 군주 가운데 최고령이었다.

하랄 5세의 별세에 따라 소냐 왕비(88)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호콘 왕세자(53)가 자동으로 왕위를 이어받았다. 호콘 왕세자의 공식 칭호는 호콘 8세다.

하랄 5세는 용혈성 빈혈 치료 중 부작용으로 지난 17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병세는 혈액 내 세균 감염으로 지난 주말을 기해 급격히 악화했고, 노르웨이 왕실은 서거 하루 전인 27일 국왕의 상태가 극도로 위중하다고 밝혀 서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국왕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 수백 명이 전날 오후부터 오슬로 왕궁 앞에 꽃을 놓으며 회복을 기원했으며, 서거 발표 이후에는 왕궁 앞 광장에 모인 군중이 장탄식을 내뱉으며 영면을 기렸다.

하랄 5세는 1991년 부친 올라브 5세 서거 후 왕위에 올라 35년간 재위했다. 최근 크고 작은 건강 문제로 공식 활동을 줄여왔으나 의회에서 한 '평생 서약'을 이유로 양위하지 않고 왕위를 지켜왔다. 정치적 권한은 없었지만 왕실 현대화 노력과 소탈한 행보로 높은 국민적 인기를 누렸으며, 2011년 극우 청년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77명을 살해한 참사 당시에는 "노르웨이의 민주주의와 사회에 대한 믿음을 갖고 두려움을 이겨내자"는 연설로 국민을 다독인 바 있다. 2016년에는 성소수자 평등과 난민 포용, 종교적 관용을 지지하는 연설로도 반향을 일으켰다.

다만 올해 들어 왕실 구성원의 잇단 스캔들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며느리인 메테마리트 왕세자빈이 2019년 옥중 사망한 미국인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틴과 과거 친밀하게 교류한 정황이 올해 초 드러났고, 메테마리트 왕세자빈이 결혼 전 낳은 아들 마리우스 보르그 회이뷔가 성폭행 등 30여 건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징역 4년을 선고받으면서 왕실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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