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중국 국경 대홍수 사망자 584명 (사진= 연합뉴스 제공)

네팔과 중국 국경인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28일(현지시간) 양국에서 파악된 전체 사망자 수가 584명으로 늘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지난 26일 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홍수로 이날까지 57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이번 홍수와 연관된 산사태로 숨진 사망자가 3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전날까지 362명이던 전체 사망자 수는 바그마티주 안팎에서 시신이 잇따라 수습되며 하루 만에 200명 넘게 증가했다.

실종자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네팔에서 발생한 실종자 수는 기존 977명에서 1천924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티베트에서 파악된 실종자 558명을 합친 전체 실종자 수는 2천482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 중 외국인 517명은 인도와 미국 등 30여개국 출신이며, 이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도 여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다.

인명피해가 커지면서 여러 국가가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네팔 외교부는 국제적 재정 지원은 필요하다면서도 수색·구조 작전에는 다른 국가의 도움을 거절했다. 로크 바하두르 체트리 네팔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보안 기관들이 수색과 구조 작업을 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그런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며 "전문적 도움이나 지식이 필요하면 그때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 군 당국은 침수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에 갇힌 100여명 구조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 시설은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노동자들이 건설하던 네팔 최대 규모 수력발전소다. 라자 람 바스넷 네팔군 대변인은 "헬기 2대를 투입했지만 터널 입구조차 파악하기 어렵다"고 상황을 전했다. 네팔 총리실은 성명에서 "악천후로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터널에 갇혀 있던 노동자와 지역 주민 350여명을 성공적으로 구조했다"며 남은 100여명 대피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팔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보안요원 1만4천800여명을 투입해 홍수 피해 지역에서 3천742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21명은 외국인이며, 헬기를 이용해 3천253명을 대피시켰다. 이날 히말라야 산악지대 상류에서 토석류로 형성된 자연댐 호수 2곳 중 1곳이 범람했고, 2차 홍수 우려로 네팔과 중국 양쪽 모두에서 한때 구조 작업이 중단됐다. 국제 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의 데이비드 피셔 네팔 주재 대표단장은 스위스 제네바 기자회견에서 "최소 9만3천명이 피해를 입었다"며 2차 홍수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번 대홍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히말라야산맥의 기후변화 탓에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붕괴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랑탕리룽산(해발 7천234m) 고도 5천200m 지점에서 폭 600m에 달하는 빙하가 암석과 함께 무너지며 규모 5.2 지진과 유사한 충격이 발생했고, 이후 빙하와 토석류가 렌데강에서부터 트리슐리강까지 70㎞가량 하류로 휩쓸려 내려가면서 큰 홍수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앞으로 이런 홍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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