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과거 해당 부지가 지녔던 역사와 기억을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방송국, 철도 정비창, 터미널 등 지역 주민들에게 익숙한 공간이 대규모 주거단지로 탈바꿈하면서, 이른바 ‘장소의 서사’가 단지의 가치를 결정짓는 차별화 포인트로 부상했다.
서울 여의도 MBC 옛 사옥 부지에 들어선 ‘브라이튼 여의도’를 비롯해 광운대역 물류시설 부지, 상봉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산업·교통 거점이었던 이들 지역은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설계 자유도가 높고, 이미 도심 핵심 입지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주거지로서의 잠재력이 높다. 이러한 장소들은 대규모 개발을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하며 주거 지도를 바꾸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을 넘어, 입지적 강점과 상품성을 결합해 지역 내 인지도를 빠르게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순히 장소의 역사성만 강조하기보다는 실제 거주 환경과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이색적인 사례도 등장한다. GS건설이 10월 분양 예정인 ‘연제갤러리자이’는 오랜 기간 자이 브랜드의 견본주택으로 운영되던 부지에 들어선다. “주민들에게 익숙한 견본주택 자리에 실제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점이 다른 단지와 구분되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현지 평가처럼, 해당 단지는 ‘새집을 보던 곳이 실제 새집이 된다’는 서사를 내세워 수요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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