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조현 외교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제공)

조현 외교부 장관은 6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성명과 결의안 채택, 서한 발송은 물론 별도 조치를 하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전날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해 우리 장병이 크게 다친 지뢰 폭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조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외교부 차원의 대응을 묻는 질의에 여러 선택지를 함께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의 대응 수위를 놓고 국회에서는 안보리 서한 발송과 국회 결의안 채택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조 장관은 남북과 유엔군사령부가 MDL 좌표를 함께 관리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북한의 호응을 얻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리 대응 네 가지 방안 검토

조 장관은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 차원의 조치를 묻자 안보리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응으로 의장성명, 결의안, 일방적인 서한 발송,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 방안을 들었다. 그는 “안보리에 가면 안보리 의장 성명이 있을 수 있고, 그보다 더 강한 결의안 채택이 있을 수 있고, 그냥 일방적인 서한을 보내는 것이 있고, 효과를 생각해서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있다”며 “네 가지 방안을 다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서한 발송은 기본이라며 서한을 보내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하는지 재차 묻자, 조 장관은 “그 세 가지 방안(안보리 결의·의장성명·서한) 플러스 다른 고려를 하는 것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외통위 국정감사에서는 대응의 속도와 수위를 놓고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사고 뒤 시간이 지났는데도 서한 발송 여부를 검토 중인 데 대해 질타했고, 김건 의원은 북한 지뢰 매설을 규탄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외통위 차원에서 마련하자고 요구했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결의안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하면서도 국방위에서 결의안 논의가 무산된 과정을 더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위에서는 지난달 29일 대북 인도적 지원 재검토와 확성기 방송 재개 문구를 놓고 여야가 합의하지 못했다. 송석준 외통위원장은 양당 간사에게 국민이 납득할 만한 외통위 입장을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는 안보리 서한 발송

정부가 검토하는 안보리 서한은 2015년 북한 목함지뢰 사건 때 사용한 외교 조치다. 당시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가 경기도 파주 인근 DMZ에서 폭발해 우리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국방부는 합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군이 MDL을 넘어와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판단해 북한의 도발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주유엔 한국대사 명의로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조사 결과와 유감을 전달하고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서한은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안보리 이사국들에 회람됐다.

시점확인된 조치
2015년주유엔 한국대사 명의 안보리 의장 서한 발송
2026년 10월 6일결의·의장성명·서한·무대응 등 검토

2015년에는 외교 조치와 함께 군사적 대응도 이뤄졌다. 정부는 지뢰 사건을 북한의 도발로 발표한 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이후 전방 11개소로 확대했다. 북한의 포격과 군사행동 위협으로 긴장이 높아진 뒤 남북은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진행했다. 사흘간의 협상 끝에 발표된 공동보도문에는 북한이 DMZ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입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일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엔을 포함한 과거와 현재의 조치를 점검한다고 밝히며 “2015년을 참조하지만, 그대로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와 같은 조치를 반복하는 것으로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MDL 공동 관리 제안과 독자제재 검토

조 장관은 남북과 유엔사가 MDL 좌표를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측이 정부의 요청에 호응하지 않고 있어 어떤 방법으로 응답을 이끌어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 단호한 요구를 하는 것과 이것이 불필요하게 확산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재발 방지를 위해 MDL을 다시 확인하고 확정하는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정 장관은 남북 간 군 통신선 등 소통 채널이 끊긴 상태라고 설명하고,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는 반대했다.

북한의 사이버 활동에 대한 독자제재도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다. 권영세 의원이 독자제재 검토 여부를 묻자 조 장관은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 2차 보고서 결과 등을 토대로 “당연히 검토하고 있다”며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조 장관은 해당 보고서를 근거로 검토한 바 있고 현재도 검토 중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권 의원은 사고가 난 뒤 한참 지나 조치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신속한 대응을 요구했다. 조 장관은 지난 1일 NSC에서 대북 독자제재를 놓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충돌했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이견이 있었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충돌은 없었다”면서도 “이견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재차 질문이 이어지자 “있었다고 하지 않았다. 있을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대응과 북미 대화도 국감서 논의

조 장관은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와의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국정감사에서 답했다. 우크라이나가 사과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없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고 했고,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과의 말도 들어있는 메시지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이 문제로 “아주 곤혹스러워한다”고 전하면서도 “그러나 저희가 생각하는 수준과는 좀 차이가 있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희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하자는 의원의 주장에는 그 방안을 포함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포로 송환을 공개한 이유를 묻는 질의에는 유엔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맞는 행동을 했다는 점을 밝히고 싶었던 것인지에 대한 개인적 해석을 내놓았다. 조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보내기로 한 데 대해서는 처음 생각과 상당히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자신이 두 차례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설득하며 자유민주주의와 가치의 중요성을 설명했고, 한국 방문 이후 포로 송환을 결정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실무 협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실제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두고 미국과 협의하는지 묻자 조 장관은 “여러 번 실무적으로 협의를 했고 지난번 워싱턴에서 있었던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했다”고 답했다. 북한이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시작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장관은 러시아가 북한을 거의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국에 내세워 중국도 겉으로 비슷한 입장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의 방한 때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입장이 북미 협상 과정에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에는 각급에서 한미 간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며, 한국과 다른 합의를 하거나 합의 뒤에 알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안보리 대응 방안과 북한 사이버 활동에 대한 독자제재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 조 장관은 북한에 대한 단호한 요구와 상황이 불필요하게 확산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대사 소환을 포함한 조치를 살피고 있으며, 북미 대화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실무 협의 및 외교장관 회담을 통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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