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 속 하락한 뉴욕증시 (사진= 연합뉴스 제공)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급락했던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에서는 매도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중동 전쟁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른 업종으로 번졌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52.82포인트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52%, 0.21% 하락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6.72달러로 올라 4월 29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채금리는 반등했고, 금값은 하락했다.

다우 652포인트 하락…주간 기준 지수별 흐름은 엇갈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52.82포인트(1.23%) 하락한 52,215.16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39.75포인트(0.52%) 내린 7,623.68, 나스닥지수는 53.52포인트(0.21%) 하락한 25,955.34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지수등락마감
다우존스30-652.82포인트52,215.16포인트
S&P500-39.75포인트7,623.68포인트
나스닥 종합-53.52포인트25,955.34포인트
다우 652포인트 하락…주간 기준 지수별 흐름은 엇갈려 (자료: 연합뉴스)
다우 652포인트 하락…주간 기준 지수별 흐름은 엇갈려 (자료: 연합뉴스)

주간 기준으로는 지수별 흐름이 달랐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S&P500지수는 한 주 동안 0.5%, 나스닥지수는 0.7%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23일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0.4% 상승했다. 이날 장에서는 전날 기술주에 집중됐던 매도세가 잦아든 반면 하락세가 다른 업종으로 번졌고, S&P500 업종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에너지 업종지수는 2.5% 올라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브렌트유 116.72달러…중동 군사 긴장에 공급 우려

증시 하락의 주요 배경은 중동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국제유가 상승이었다.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3.1% 오른 배럴당 116.72달러에 마감했다. 4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8% 상승한 배럴당 103.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17달러를 넘기도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쟁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고 있고,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을 재개하면 주변국의 경제시설과 민간 시설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보도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 이란 공격을 재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확대했다는 보도도 중동 원유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원유 재고 감소도 유가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제시됐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올해 3분기 전 세계 원유 재고가 하루 평균 19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고, 4분기에도 하루 평균 7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부가 루이지애나 정유시설의 공급 차질에 대응해 전략비축유 최대 40만배럴의 교환 공급을 승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다란 본사 직원들에게 대피를 지시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기술주 매도는 진정…방어주와 금융주로 하락 확산

전날 AI 투자 수익성과 막대한 자금 조달 부담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던 기술주에서는 매도세가 다소 가라앉았다. 반도체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5%, AMD는 1.7% 상승했다. 참고 보도 기준으로는 마이크론이 2.42%, AMD가 1.74% 올랐고 인텔도 1.72%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0.66% 올랐지만 메타는 0.96%, 아마존은 0.95% 하락하는 등 대형 기술주 안에서도 주가가 엇갈렸다. 엔비디아는 소폭 내렸다.

기술주 매도세가 완화됐지만 하락은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 헬스케어 등으로 확산했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필수소비재 업종은 1.83%, 경기소비재는 1.39%, 금융은 1.33%, 산업재는 1.29% 하락했다. 반대로 에너지 업종은 2.51% 상승했다. 전날 기술주 중심으로 나타난 매도 움직임과 달리 이날은 상대적으로 경기 방어적 성격이 강한 업종도 약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 가운데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전 세계 직원의 약 5%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뒤 3% 넘게 하락했다. 참고 보도에서는 주가 하락률이 3.7%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하락은 다우지수 낙폭을 키웠다.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2.4% 내렸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8% 하락했다. 사이버보안 종목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8.25%, 팔로알토네트웍스는 7.22%, 클라우드플레어는 7.31% 상승했다.

국채금리 반등하고 금값 하락…연준 일정도 주목

미 국채금리는 전날 큰 폭으로 하락한 뒤 반등했다. 글로벌 채권금리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미국 10년물 금리는 이날 4.99% 안팎으로 올라섰다. 참고 보도에서는 장중 5%를 넘어섰다가 오후에는 4.99%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됐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내용도 시장의 관심사로 다뤄졌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제 금값은 하락했다. 금 현물가격은 장중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떨어져 3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우려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됐다. 전날 기술주 급락으로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를 받은 일부 투자자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금까지 매도한 점도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시장 일정으로는 다음 주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주요 기술기업의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연준은 28일 금리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며, 참고 보도에서는 시장이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도 다음 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물가 부담이 금리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업 실적이 이어질 일정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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