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공개 검증을 마친 6·3 지방선거 송파지역 투표지 약 247만장이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모두 반출됐다. 투표지가 경기장으로 옮겨진 지 146일 만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투표지가 든 상자 407개를 수도권의 별도 보안 창고로 옮겼고, 이의가 제기돼 추가 검증이 필요한 투표지가 든 상자 13개는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정밀 검증을 받는다.
420개 상자 반출…407개는 선관위 보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 15분께부터 공개 검증이 끝난 투표함과 투표지를 경기장 밖으로 옮겼다. 검증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투표지가 먼저 반출됐다. 선관위 직원들은 핸드볼경기장 1-2 게이트로 투표함을 내보내 차량에 실었다. 전체 상자 420개 가운데 13개를 제외한 407개는 선관위가 지정한 수도권의 별도 보안 창고로 이송됐다. 나머지 13개 상자는 특검팀이 별도로 가져갔다.
| 구분 | 상자 수 | 투표지 수 |
|---|---|---|
| 전체 | 420개 | 약 247만장 |
| 선관위 보관 | 407개 | 해당 없음 |
| 특검팀 확보 | 13개 | 해당 없음 |

선관위가 옮긴 투표지는 다른 투표지와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에 따라 당선인의 임기 동안 보관된다. 반면 특검팀이 확보한 상자에는 참관인의 이의 제기 등이 있었거나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투표지가 들어 있다. 특검팀은 이들 투표지에 대해 추가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일부는 국과수로 보내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현장 검증을 마친 투표지 전체가 한 기관에 옮겨진 것이 아니라, 검증 결과와 이의 여부에 따라 관리 주체와 후속 절차가 나뉜 것이다.
12시간 공개 검증…투표지와 CCTV 확인
특검팀은 수사를 개시한 지 52일째인 28일 핸드볼경기장에 들어가 송파지역 투표지 약 247만장과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을 대상으로 공개 검증을 진행했다. 검증은 전날 오전 11시 49분께 시작돼 29일 오전 0시 38분께 끝났다. 약 12시간 동안 투표지의 수량과 인쇄 상태 등을 살폈다. 참고 자료에 따르면 실제 투표자 수와 투표지 수가 맞는지, 위조 흔적이 있는지도 확인 대상이었다. 투표함과 개표에 사용된 투표지 분류기 등 장비의 해킹 여부도 점검했다.
공개 검증에는 특검 파견 검사와 수사관 등 100여명, 선관위 직원 500여명이 참여했고, 국회가 선정한 참관단과 여야 국회의원, 언론인 등 100여명이 절차를 지켜봤다. 이태한 특검은 검증을 마친 뒤 “추가 분석이 필요한 투표지 상당수를 선별했고 추후 정밀감정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섣불리 단정하거나 반대로 충분한 확인 없이 내용 예측하는 일도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검증 절차가 끝난 뒤 국민의힘 측 일부 참관인들은 재검표를 요구하며 항의했다. 이에 이 특검은 “수사 대상이 되는 투표지는 이 자리에서 선별된 것에 한정된 것으로 이외의 투표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특검팀의 이번 절차는 공개 검증과 수사의 일부로 진행됐으며, 당선인 결정이나 득표수를 다시 확정하는 재검표로 진행된 것은 아니다. 특검팀은 현장에서 선별한 투표지를 대상으로 추가 확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의 제기 투표지 13개 상자 별도 분석
특검팀이 확보한 13개 상자는 공개 검증 과정에서 참관인 이의가 제기됐거나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분류된 투표지를 담고 있다. 특검팀은 일부 투표지를 국과수로 보내 정밀 검증을 의뢰하고, 나머지는 자체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체 분석 결과에 따라 수사 대상으로 전환할지 검토한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대상은 현장에서 선별해 확보한 투표지에 한정된다는 것이 이 특검의 설명이다. 별도로 선관위에 넘긴 투표지까지 특검팀이 임의로 추가 조사할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 특검은 참관인의 이의 제기를 존중해 특정 투표지 상자 전체를 임의 제출받았다고 설명했다. 검증 과정에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투표지도 상당수 선별했다. 선별된 투표지는 감정 기록부에 모아 특검팀의 감정부로 옮겨 추가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투표지에서 어떤 문제가 의심됐는지, 국과수에 보내는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자료에 공개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정밀 감정과 자체 분석을 통해 확인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공개 검증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특검 수사의 일환이다. 검증에서 이상이 의심되는 투표지가 추가로 확인되더라도 이번 절차만으로 지방선거 당선인이나 득표수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특검팀은 확보한 투표지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수사 대상으로 삼을 사안이 있는지 검토한다. 반출된 나머지 투표지는 선관위 관리 아래 보관되며, 당선인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보관된다는 선관위의 설명이다.
6월 5일부터 이어진 경기장 봉쇄와 대치
핸드볼경기장은 잠실지역 개표소로 사용된 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지면서 6월 5일부터 봉쇄됐다. 개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 시위대는 개표소 출입구 주변을 사실상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왔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후 52일 만에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공개 검증을 진행했다. 검증이 시작되기 전날인 28일에는 공개 검증을 앞두고 시위대 일부가 현장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검증 종료 뒤에도 투표함 반출을 둘러싼 대치가 이어졌다. 이 특검이 자리를 떠난 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을 포함한 야당 측 참관인 10여명은 검증이 끝난 투표지 상자 앞에서 새벽까지 이송을 막기 위한 농성을 했다. 29일 아침 반출이 시작되자 경찰은 경기장 출입구 주변에 인력을 배치하고 인간 띠를 만들어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경찰의 통제 속에 투표함은 충돌 없이 빠른 속도로 경기장 밖으로 옮겨졌다.
투표함 반출이 끝난 뒤에도 일부 시위대는 핸드볼경기장 주변에 남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날부터 농성한 시위대 일부는 투표함이 모두 빠져나간 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투표지 반출로 경기장 안에 보관됐던 물량의 이송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경기장 일대에서는 반출 이후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선관위는 407개 상자를 수도권 별도 보안 창고에 보관하고, 특검팀은 확보한 13개 상자에 대한 정밀 검증과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과수 감정과 특검팀의 후속 분석이 이어지는 동안 선관위 보관 투표지는 당선인의 임기 동안 보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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