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전 계획 공청회에서 발언하는 관계자 (사진= 연합뉴스 제공)

세종 이전 앞둔 행정기관들의 수도권 잔류 요청 배경

내년부터 세종으로 이전하는 금융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이 업무 특수성을 이유로 일부 기능을 서울에 남겨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세종 이전 대상 기관을 상대로 수도권에 남겨야 할 기능에 대한 별도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금융회사와 금융 유관기관이 서울에 집중돼 있는 만큼 세종 이전에 따른 시장과의 소통 문제와 위기 대응 차질 등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위 내부에서도 일부 부서나 기능만 서울에 남기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위도 현재 운영 중인 디지털포렌식센터와 개소를 앞둔 기술분석센터 등 일부 시설을 서울청사에 남겨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디지털포렌식센터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증거자료를 분석하는 시설이며, 기술분석센터는 개인정보 처리 실태점검 과정에서 데이터 처리 흐름 등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비상임위원들의 이동 부담 등을 고려해 현재 사용 중인 대회의실 등을 회의 공간으로 유지해달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현장조사가 수주 가량 진행되기도 하는 만큼 수도권에 출장 온 조사 인력이 이용할 업무공간도 요청했다.

정부의 세종 이전 원칙과 서울 잔류 기능 검토 기조

정부는 세종 이전 원칙과 기관 간 형평성을 고려해 수도권 잔류를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각 기관의 요구가 얼마나 수용될지 주목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세종 이전 대상 기관 전체의 의견을 조회해 별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잔류 의견을 제출한 기관도 있고, 수도권에 잔류가 필요한 기능이 없다고 답한 기관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권 잔류는 최소한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인정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3일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곳,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을 내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는 금융위와 개보위 등 27개 기관, 2995명이 우선 이전하고 외교부·국방부·경찰청 등 17개 기관, 6934명은 청사 신축 등을 거쳐 2031년까지 이전할 예정이다. 외교부·국방부·통일부·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5개 부처의 이전에는 행복도시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들 5개 부처를 이전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국회와 논의할 계획이다. 한전 이전 대상 부처 관계자는 다른 기관과 달리 산하기관이나 지방조직이 없어 세종 이전 이후 서울에서 현장조사와 회의 등을 진행할 업무공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 변경안 공청회 개최

정부가 내년부터 금융위원회, 법무부, 국방부 등 수도권에 있는 44개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계획과 관련해 3일 대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일반 국민과 전문가 등 약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제16조는 행안부 장관이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 계획을 수립할 때 공청회를 열어 국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안부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해 발표한 중앙행정기관 2차 이전계획 변경안을 설명했다. 이번 이전계획 변경안은 이 중에서 별도의 법 개정 등 없이 현행 법령에 따라 이전할 수 있는 31개 기관, 공무원 정원 5460명을 우선 반영했다. 시기별로는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내 민간건물 등을 임차해 내년 안에 이전 가능한 기관이 23곳, 1831명이다. 상반기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재외동포청, 국가인권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등 6곳의 이전을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 국민통합위원회 등 17곳이 해당한다. 나머지 8곳, 3629명은 신축 청사를 확보한 뒤 2031년까지 이전할 계획이다. 경찰청,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립국제교육원, 국가경찰위원회, 국사편찬위원회, 국토지리정보원, 감사연구원이다. 31개 기관의 이전 비용은 임차 청사 이전에 약 557억원, 신축 청사 건립에 약 1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현장에 참석한 과천 시민들을 중심으로는 도심 공동화 우려와 일방적인 결정에 거세게 항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분대상 기관 수공무원 정원이전 시기 및 방법추정 비용
임차청사 이전 기관23곳1831명2027년까지 임차 공간 활용557억원
신축청사 이전 기관8곳3629명2031년까지 신축 청사 확보1조6000억원
법령 개정 필요 기관13곳4469명행복도시법 등 개정 후 추진미정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 변경안 공청회 개최 (자료: 연합뉴스)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 변경안 공청회 개최 (자료: 연합뉴스)

이전계획 확정 절차와 정주 여건 지원 대책

행안부는 공청회 이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전계획 확정안에 대한 대통령 승인을 받은 뒤 관보에 이전 대상 기관과 이전 시기, 방법, 비용 등을 최종 고시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전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이전계획 변경안에는 법령 개정이 필요한 나머지 13곳, 4469명은 담기지 않았다.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는 이전 제외 기관 규정 삭제를 위한 행복도시법 개정이,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은 소재지를 수도와 서울특별시로 각각 규정한 대통령령 개정이 필요하다. 행안부는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한 뒤 법령 개정 시기와 청사 확보 여건 등을 고려해 추가로 이전 계획을 변경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3개 기관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전계획 변경안 설명 이후 진행된 전문가 토론에서는 이전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주거, 교육, 배우자 지원 등 정주여건 조성을 위한 세심한 대안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임준형 고려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기관 이전은 단순히 청사만 아니라 공무원도 같이 이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주거가 아닐까 싶다며 조심스럽지만 1차 이전 때 했던 특별공급을 다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철수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도 이전을 앞두고 실제 거주할 주택의 확보 물량과 입주 시점은 불확실하다며 기관의 소재지를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공무원과 가족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정주 여건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달 중 관계기관과 대면 회의를 열어 세종 이전과 관련한 추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서울 잔류 기능과 공간 등은 국무조정실과 행안부 등이 참여하는 관계부처 태스크포스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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