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8월 11일 용산구 서계·청파동 일대 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 효과를 강조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정비사업의 주택공급 효과에 의문을 표한 데 대한 반박 성격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196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서계·청파동 저층 주거지에서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민간정비사업 7곳이 추진되고 있으며, 세대수가 미확정된 청파3구역을 제외한 6곳에서 기존 6,393세대가 8,088세대로 늘어 26.5%가량 증가한다. 멸실 물량을 모두 반영해도 1,695세대가 순수하게 늘어나는 규모다.
오 시장은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과 가파른 경사 등 주거환경을 직접 살핀 뒤 청파2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조합장 등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대통령께서 잘못 알고 재개발 재건축에서 물량이 느는 게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여기 와보면 극명하게 잘못된 말씀이라는 걸 알게 된다"며 "1천700호 가까운 신규주택이 순증 물량으로, 다시 말해 없던 주택이 이곳 청파동 서계동 일대에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사업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다. '집 가진 사람이 더 큰, 좋은 집을 가지는데 왜 정부에서 도와야 하나' 이런 선입견과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것이 대통령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은연중에 국토교통부의 입장으로 반영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비사업은 절대로 적대시할 대상이 아니다. 서울은 사실상 재개발·재건축으로 90% 정도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인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에서 주택 수가 사업 전보다 36.4%인 2만호 늘었다고 밝혔다. 재개발로는 27.4%인 7천호, 재건축으로는 44.2%인 1만3천호가 순증했다. 서울시가 2031년까지 착공을 추진하는 253개 정비사업으로는 총 31만호가 건설되며, 기존 세대가 모두 멸실된다고 가정해도 약 39.2%인 8만7천호가 순증할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이 가운데 4만8천호는 임대주택으로 확보해 청년·신혼부부와 무주택 시민의 주거 안정 기반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 전월세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부작용을 필요 이상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2028년까지 8만5천가구를 착공하는 게 서울시의 계획인데 발생하는 연간 이주 수요는 2만 가구가 조금 넘는다"며 "그 정도의 발생량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관리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작용이 무서워 정비사업을 하지 않으면 서울은 신규주택공급 루트가 90% 차단되는,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주택공급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렵게 확보된 녹지 면적을 종자 씨 먹어 치우듯 활용한다면 후손들은 굉장한 원망을 할 것"이라며 "인구 1천만 대도시는 충분한 녹지 면적을 확보하는 게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공원을 보존해 도심숲으로 만드는 것은 여야, 보수·진보 구분 없이 도시계획의 원칙으로 삼아 특별법이 만들어졌다"며 "그 점이 이번 정부 대책에서 존중됐으면 하는 바람을 다시 강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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