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자금난에 몰린 기업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법률사무소 윈앤윈이 한계기업 회생을 위한 다양한 제도 활용을 제안하고 나섰다.

윈앤윈은 팬데믹 이후 급격한 통화 팽창과 물가 상승, 이어진 고금리에 더해 중동발 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고환율까지 겹치면서 한때 안정적이던 기업들마저 한계기업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흐름 속에 재기를 시도하기보다 곧바로 법인파산을 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데, 문을 닫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게 회생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다수의 기업회생 사건을 대리해 온 윈앤윈 채혜선 대표변호사와 노현천 기업회생연구소장은 위기에 처한 기업이라면 각자 상황과 체력에 맞는 맞춤형 회생 절차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흔히 떠올리는 방안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이다. 그러나 대주단은 자산 회수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 원금 감경보다는 이자 유예나 추가 대출 같은 임시방편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정작 지원이 필요한 기업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채혜선 변호사는 이를 두고 “경미한 치료로 충분히 나을 수 있는 환자를 금융권의 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환자실로 보내거나 수술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며 기업 특성에 맞춘 다각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무자회생법에는 워크아웃 외에도 기업의 채무 구조와 채권자 구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이 가운데 자율구조조정지원제도(ARS)는 회생 신청 후 법원이 자산을 동결하고 강제집행을 막아준 상태에서, 채무자와 금융기관·상거래 채권자·일반 채권자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안을 논의하도록 하는 절차다. 협의가 타결되면 회생 신청을 취하하고 바로 경영 정상화에 들어갈 수 있고, 협의가 결렬되더라도 채권자 동의를 얻어 사전조정제도(P-plan)나 통상적인 회생절차로 넘어갈 수 있어 기업의 협상 여지가 넓다는 설명이다.

윈앤윈 기업회생연구소가 다뤄온 사례들을 보면 이런 제도의 유연성이 실제 기업 회생으로 이어진 경우가 여럿 있다. ARS 절차 진행 중 M&A를 신속히 추진해 협의체에서 구조조정안을 타결짓고 정상화한 사례, 금융기관보다 상거래 채권자의 비중이 커 워크아웃으로는 생존이 어려웠던 기업이 ARS를 통해 상거래 채권자와 자율 합의를 끌어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 요구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한 기업은 ARS 신청 후 법원 절차 안에서 투자자를 설득해 RCPS 전액을 보통주로 전환하는 데 성공, 상환 의무가 사라지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돼 회생 신청을 취하하기도 했다.

ARS나 P-plan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배경에는 대주단 일방의 판단이 아니라 법원 테두리 안에서 금융 채권자와 상거래 채권자, 일반 채권자를 두루 아우르는 형평의 원칙이 작동한다는 점이 꼽힌다. 다만 이런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내려면 도산전문변호사, 회계사, M&A 컨설턴트 등 여러 분야 전문가의 유기적인 협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제도의 존재만으로 위기 기업이 자동으로 구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한계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

노현천 소장은 “대출금리가 오르고 매출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우량기업도 순식간에 한계기업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기업이 파산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회생 방안을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유연하고 효율적인 기업회생 제도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담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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