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8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6·25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다자 논의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에 대한 상호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며 "이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종전 협상과 관련해 다자 논의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앞서 올해 3·1절 기념사에서는 "남북 간의 실질적인 긴장 완화와 유관국 협력을 통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사자들의 구체적 범위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남북과 미국·중국이 참여하는 4자 대화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통일부는 앞서 8월 5일 하반기 업무계획 보고에서 한국·북한·미국·중국 간 4자 대화 동력을 확보하고 북미정상회담을 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경축사에서 '비핵화'를 직접 언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당사자 간 종전 논의를 통한 '북핵 중단'에 무게를 실었다. 이는 북한이 핵무력 강화 노선을 헌법에 명시하고 북미 대화의 전제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하는 상황을 고려해, 비핵화부터 요구하기보다 단계적 접근을 통해 대화 여지를 넓히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곧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고 핵 없는 세계를 향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 통일을 추진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대북정책 3원칙을 거듭 강조하며 '포용적·안정적·책임있는 평화공존'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이어 "남북이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해, 함께 마주 앉길 바란다"며 남북 대화도 제의했다. 다만 지난해 경축사에서 언급했던 9·19 군사합의 복원과 같은 구체적 대북 제안은 이번에는 거론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이날 후속 조치 입장을 통해 다음달 유엔 총회와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주요국의 지지를 확보해 평화체제 논의와 북의 핵 활동 중단 논의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적' 표현 대체와 남북 상호존중 이름 부르기 등 '적대의 언어'를 바꾸기 위한 공론화를 추진하고, 판문점과 군 통신선 채널 등 남북 연락 채널 복원을 위한 대화를 제의하며 9·19 군사합의 복원 노력도 유관 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 복원 노력에 대해 "한반도 안보 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긴장 완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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