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훈련 축소 지시 (사진= 연합뉴스 제공)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17일(현지시간) 서면 질의 답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대해 "김 위원장과 외교적 교류를 다시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 대리도 서면 질의에서 "정확한 계기를 알기는 어렵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관계를 맺기 위한 일종의 제스처일 가능성이 크다"며 "김 위원장이 이에 응답할지와 언제, 어떻게 응답할지가 매우 흥미로운 관전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랩슨 전 대사 대리는 이 발언이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는 제안과도 부합한다면서도 "이 대통령과 그의 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구상을 촉진하거나 심지어 주도할 수 있을지는 큰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역할론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랩슨 전 대사 대리는 "2018년(북미 대화)에도 한국의 참여가 당연시됐던 것은 아니며, 이번에도 한국이 협상 과정에서 주변화되거나 아예 배제되더라도 김 위원장은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 석좌는 이 대통령의 종전 논의 제의와 훈련 축소 지시를 대북 외교에 유연성을 줄 수 있는 "상호 보완적인 조치"라고 평가하며 "한반도 대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있어 서울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지역 안보 의장은 "미국은 일관된 외교 전략이 부족하고, 북한은 진지한 외교에 나설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북 억지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여 석좌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새로운 정밀 타격·드론 전술을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군사 훈련이 축소되면 미군과 한국군은 북한의 잠재적 적대 행위에 대응할 대비 태세를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로닌 의장은 "핵심적인 동맹 연합훈련을 약화하기로 한 결정은 김 위원장의 셈법을 바꾸지 못하면서 억지력과 대비 태세만 훼손한다"며 "대화는 좋지만, 우리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몽고메리 전 미 해군 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훈련 축소가 중국·북한 억지 능력과 동맹국 신뢰를 함께 약화시킬 것이라며 "이는 2018년에도 실수였지만 2026년에는 더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에마 챈릿-에이버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치·안보국장은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러시아를 지원해온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로 묘사한 것이 "동맹국들에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랩슨 전 대사 대리는 17∼27일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기엔 시기가 매우 늦었다며 "단기적으로는 전반적인 동맹의 대비 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 지원과 관련한 한국에 대한 불만을 함께 표출한 데 대해서는 "그가 동맹을 거래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짚었다. 안보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제니퍼 카바나그 군사분석국장은 CNN에 "미국이 자원과 대비 태세 모두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양자 훈련은 미국의 자원과 대비 태세를 불필요하게 소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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