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서울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용산 도시개발 계획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개발에 일관되게 반발하고 있어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용산공원 주택 공급의 첫 단추인 특별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국회 본회의 처리가 머지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용산 도시개발사업의 대표 사례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약 46만㎡ 규모 유휴부지에 국제업무·주거·상업·문화 기능을 복합한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곳에 공급될 주택 물량을 두고는 정부와 서울시 간 이견이 여전하다. 서울시는 애초 6천가구 공급을 계획했다가 정부가 1만가구 목표를 밝히자 8천가구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지만 아직 타협점은 나오지 않았다. 서울시는 주거 비율이 높아지면 국제업무지구라는 본래 목적이 훼손되고 인프라 확충 없이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서울시·용산구와 협의해 2028년 말 주택 착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옛 미군기지 캠프킴 부지(2천500가구), 서빙고역 인근 미 501정보대 부지(150가구) 등 반환 미군기지 부지도 개발이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용산공원 부지의 주택 공급 활용 방안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용산공원은 전체 면적 약 300만㎡(약 90만7천평)의 대규모 도심 공원녹지로, 특별법에 근거해 관리되는 국가공원이어서 주택을 지으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공원의 약 10분의 1 규모인 어린이정원이 우선 거론되지만 정부는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활용 가능한 부지를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실제 주택 공급이 추진될 경우 청년층 대상 공공임대주택을 주된 유형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국가공원의 상징성과 미래 가치를 이유로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반대 뜻을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만큼은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국무회의에서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고 적었다. 현재 국회에는 캠프킴 등 복합시설 조성지구에 유연한 설계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의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용산공원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며, 법 개정 과정에서 지방정부 의견을 들을 수는 있지만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여론의 역풍과 정치적 부담이 우려돼 서울시, 용산구,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며 이견을 좁히려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윤덕 장관은 오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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