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장관, 재정운용전략협의회 주재 (사진=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급증한 세수를 미래 성장의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새 기금을 신설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8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주재하고 이런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기획예산처가 밝혔다. 박 장관은 "남을 때 저장해 두었다가 부족할 때 쓸 수 있는 '재정 곳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급격히 증대되는 세수를 적립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이를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은 내국세 세입예산이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로 산출한 '추세치'를 웃돌 경우 그 초과분을 일반회계에서 전입받아 조성되며, 반대로 내국세가 추세치에 못 미치면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다시 전출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초과세수와 세계잉여금 잔여재원, 여유자금 운용수익도 재원에 포함된다. 정부 설명을 토대로 계산하면 2027년 추세치는 370조원 수준이며, 박 장관이 지난달 언급한 2027년 국세수입 500조원+α를 감안할 때 추가세수는 60조∼7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반도체 호조가 이어지면 기금 규모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금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4대 분야에 중점 투자되며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핵융합·첨단바이오 등 7대 SEED(씨앗)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1972년부터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정해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연동 구조도 55년 만에 개편된다. 앞으로는 3년 연평균 경제성장률과 3년 연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금액을 산정하며, 교육교부금이 전년보다 줄어들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 총액이 감소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교부금법에 명시한다. 개편으로 마련되는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 계정에 편입돼 주로 영유아·고등·평생교육에 사용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학령인구 감소나 경제와 세수 여건 변화 등 달라진 교육환경을 반영하면서도 초·중등교육에 안정적인 재정투자를 지속하고, 영유아 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여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 발전을 이루어 내겠다"고 말했다.

교육감들과 교육단체는 개편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 363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편안 백지화를 촉구하며 "20.79% 연동제 폐지를 강행한다면 전국의 교육감, 교원, 학부모, 교육노동자, 교육시민사회와 함께 강력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도 공동입장문을 내고 "미래교육과 학교 현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현행 내국세 연동률 20.79%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교육현장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이에 박 장관은 "재정을 맡고 있는 장관으로서 다시 한번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 결코 유·초·중등 우리 아이들의 교육 예산이 줄어들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정부는 관련 계획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9월 3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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