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청은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전국 소방공무원 6만5천9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방 조직문화 진단 설문조사' 결과를 8월 21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광주 광산소방서에서 발생한 여성 소방관 사망사건을 계기로 마련됐으며, 1만6천111명이 응답해 응답률 24.4%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조직 내 부조리를 경험한 소방공무원은 20명 중 1명 이상이었다. 유형별로는 '비인격적 대우'가 1천36명(6.4%)으로 가장 많았고, '사적이익 요구' 785명(4.9%), '부당한 음주문화' 686명(4.3%)이 뒤를 이었다. 비인격적 대우는 모욕·조롱 및 공개적 망신·면박(43.7%), 욕설·폭언·고성(25.9%), 외모·신체 비하 발언(21.4%), 폭행·물리적 위협(3.8%) 순으로 잦았다. 사적이익 요구는 개인 용무 대리 처리(39.4%)와 사적 문서작성·조사 대행(22.6%)이, 부당한 음주문화는 회식 참석 강요(41.9%)와 과도한 음주 권유·강요(31.1%)가 많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부조리 경험 비율이 높았고, 재직기간별로는 6∼10년 차가 가장 많이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조리를 경험한 뒤 대응 방식을 묻자 10명 중 7명 정도가 '아무 말 못 했다'고 답했다. 직접 문제를 제기한 비율은 10명 중 1명에 미치지 못했고, 감찰 부서 제보 등 공식 채널을 이용한 비율은 더 낮았다. 공론화하지 않은 이유로는 업무·인사상 불이익 우려와 문제를 제기해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꼽혔다.
조직문화 체감도 조사에서는 '일과 삶 균형을 위한 제도'(5.48점)와 '정당한 업무 성과'(5.32점)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반면, '부조리 행위를 방조한 상급자에 대한 책임 조치'(4.22점), '징계 공정성'(4.19점), '익명성 신뢰'(3.99점)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광주·소방청 소속기관·울산의 체감도 평균 점수가 가장 낮았고, 부산·경기·충남은 가장 높았다.
소방청은 이번 조사 결과와 특별감찰단 활동, 익명 제보 내용을 종합해 다음 달 중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대책에는 회식·음주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건전한 회식·소통 가이드라인'과 비인격적 언어 사용을 줄이는 '언어 감수성 향상 실천 규범'이 담긴다. 신고자 보호 강화와 상담·제보창구 접근성 확대, 조직문화 진단 연례화, 시도 간 통합·교차 감찰도 추진된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상호존중과 공정을 조직문화 기본원칙으로 삼고 구성원이 불이익 우려 없이 의견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조직문화 개선의 기준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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