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월 24일 한중수교 34주년의 의미와 향후 발전 방향을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중한 양국은 우호적인 가까운 이웃으로, 34년 동안 정치·경제무역·인문 교류 등 분야에서 전면적이고 빠른 발전을 이뤄 떼려야 뗄 수 없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줄곧 한국을 주변국 외교의 중요한 위치에 두고 있다"며 "함께 노력해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공동인식을 잘 이행하고,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끊임없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서도록 추진해 양국 국민에게 혜택을 주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린 대변인은 또 "중한 관계의 발전은 시대적 흐름과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현재 중한 관계는 양국 정상이 제시한 방향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8월 19∼20일 이뤄진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을 언급하며 "왕 부장은 초청에 응해 한국을 방문해 한국 측과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는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우호적 입장과 달리 중국 내 일각에서는 정치적 신뢰, 경제협력, 인적 교류 등에서 양국 관계가 과거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수교 34주년, 중한 관계의 온도 차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양국 관계가 윤석열 정부 시기의 급격한 냉각을 지나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잔더빈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이 매체에 "윤석열 정부 초기와 비교하면 중한 관계가 확실히 회복됐다"면서도 "역사적으로 관계가 좋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전면적인 회복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치적 상호 신뢰, 경제협력, 인문 교류 모두 과거의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관찰자망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상호 방문, 고위급 교류 확대 등을 관계 회복의 대표적인 신호로 꼽으면서도 미중 전략경쟁과 경제·기술 분야의 안보 문제가 추가적인 관계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잔 주임은 "중미 전략경쟁이 한국을 압박하면서 한국의 안보·경제·과학기술 등 정책이 전반적으로 미국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이는 한국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약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한중 간 분업 구조가 과거의 수직적 구조에서 양방향 수평적 협력 구조로 전환되고 있지만,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분야는 안보 문제와 연결되면서 협력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적 교류와 관련해 관찰자망은 2024년 11월 중국의 한국인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양국 간 방문이 크게 늘었지만 상대국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잔 주임은 "양국의 인적 교류 증가에도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 인식, 특히 한국의 중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으로 전환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체는 "중한 관계의 향후 10년은 양국이 경제·무역 경쟁 속에서 새로운 협력 공간을 찾고, 정치적 이견 속에서 상호 신뢰의 기반을 지키며 인식의 간극 속에서 상호 이해의 가교를 놓을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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