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날씨 속 노로바이러스·병원성 대장균 교차오염 차단 현장 점검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2학기 개학을 맞이하면서 학교 현장의 위생 및 감염병 관리 체계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늦여름의 고온다습한 기후가 이어지는 8월 말에서 9월 초는 병원성 대장균과 살모넬라 등 식중독균의 번식 속도가 빨라 급식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연중 가장 높은 시기로 꼽힌다. 동시에 교실 내 밀집 생활이 재개되면서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의 교내 확산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교육 당국과 보건 당국은 개학 초기 발생할 수 있는 보건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합동 점검반을 가동하고 일선 학교의 방역 수칙과 급식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교육부는 지방자치단체 및 시도교육청과 손잡고 가을 신학기 대비 학교·유치원 집단급식소와 식재료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합동 위생 점검에 착수했다. 이번 점검은 과거 식품위생법 위반 이력이 있는 시설과 식자재 다량 공급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주요 점검 항목은 소비기한 경과 제품 사용 여부, 냉장 및 냉동 식품의 보관 온도 준수, 조리 종사자의 개인위생 상태, 식재료 검수부터 조리·배식까지 전 과정의 위생적 취급 기준 준수 여부다. 특히 오염 가능성이 높은 비가열 조리 메뉴와 가공란 등의 보관 및 가열 조리 적정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례 중 상당수가 기온과 습도가 높은 개학 시기에 집중됐다. 살모넬라균과 병원성 대장균은 상온에서 단 몇 시간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할 수 있어 급식 준비 과정의 미세한 틈도 대규모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식재료를 실온에 방치하거나 조리 기구를 교차 사용할 경우 오염균이 조리 완료된 음식물로 전파될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 급식실은 육류, 채소류, 어패류 등 식재료별로 도마와 칼을 색상별로 구분해 사용하고 세척과 소독 절차를 한층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위생 전문가들은 개학 초기 급식 관리가 1년 중 가장 까다로운 시기라고 설명한다. 식품위생 전문가는 장마 이후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서는 식재료의 입고 단계부터 보관, 조리, 배식까지 전 과정의 온도 관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가열 조리 시 중심부 온도가 75도 이상, 어패류의 경우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유지되도록 철저히 확인해야 하며 조리가 완료된 음식은 상온에 2시간 이상 방치되지 않도록 즉시 배식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조리 후 배식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배식 전 보온 및 보냉 상태를 유지하는 장비 점검도 병행된다.

조리 종사자의 건강 상태 점검도 대폭 강화됐다. 조리 종사자 중 설사, 발열, 구토 등 소화기계 감염병 증상이 있는 인원은 즉시 조리 업무에서 배제되며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복귀할 수 있다. 손 씻기 시설과 소독 장비의 정상 작동 여부, 조리복 및 위생모 착용 준수 여부도 일상적으로 확인한다.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성 식중독은 조리 종사자의 손을 통해 전파되는 사례가 빈번한 만큼 비누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는 위생 수칙이 엄격히 요구된다.

동시에 호흡기 감염병의 교내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지침도 현장에 하달됐다. 봄철부터 유행세를 보인 백일해와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호흡기 질환들은 밀폐된 교실 환경에서 비말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다. 방역 당국은 학교 내 감염병 전파를 억제하기 위해 교실 내 주기적인 자연 환기를 강조했다. 수업 전후와 쉬는 시간마다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키고 냉방기 가동 중에도 최소 2시간마다 1회 이상 맞통풍 환기를 시행하도록 안내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소아청소년기는 면역 체계가 완성되는 과정에 있어 집단생활 환경에서 호흡기 병원체에 노출될 경우 급속도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열, 기침, 인후통 등 감기 유사 증상이 나타나면 무리하게 등교하지 않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다른 학생들을 보호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기침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 예절과 비누를 사용한 올바른 손 씻기 등 기초적인 개인위생 수칙 교육이 가정과 학교에서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가정에서도 2학기 개학에 맞춰 자녀의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김모 씨(43)는 날씨가 여전히 더워 학교 급식 상태나 교실 내 감염병 유행 소식에 신경이 쓰인다며 자녀에게 보냉병에 담긴 물을 챙겨주고 손 소독제 사용과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모 씨(38) 역시 방학 동안 불규칙해진 생활 습관을 바로잡고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면 시간과 식단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청은 감염병 환자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보고 체계와 등교 중지 기준을 점검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법정 감염병으로 진단받은 학생은 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에 명시된 기간 동안 등교가 중지되며 해당 기간은 출석으로 인정된다. 학교 보건실은 체온계, 소독제, 마스크 등 필수 방역 물품을 충분히 비축하고 유증상자가 발생했을 때 즉시 대기할 수 있는 일시장소를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보건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내 감염병 관리 조직은 매일 결석 및 유증상 학생 현황을 모니터링한다.

음용수 관리 역시 개학 초기 주요 점검 대상이다. 정수기 필터의 주기적 교체 및 소독 상태, 저수조 청소 여부를 확인하고 수질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도록 조치했다. 학생들이 개인 물병을 지참해 사용하도록 권장하며 공용 음수대 주변의 위생 상태도 상시 관리한다. 학교 매점이나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간식류의 소비기한과 보관 상태도 일제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식중독 조기경보시스템의 가동 상태도 정밀하게 점검됐다. 식중독 조기경보시스템은 동일한 식재료를 공급받은 학교들 사이에서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할 경우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추가 피해를 막는 전산망이다. 식자재 포장지의 바코드를 통해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문제가 발생한 식자재는 즉시 급식에 사용되지 않도록 전면 회수 및 폐기 조치된다.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급식소위원회 활동도 본격화된다. 학부모 모니터링단은 식재료 검수 과정부터 조리실 위생 상태, 배식 과정, 잔반 처리까지 전 과정을 직접 참관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투명한 급식 운영을 통해 위생 관리 수준을 높이고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덜어내기 위한 조치다. 식자재 원산지 표시제도 철저히 지켜지며 관련 정보는 학교 누리집과 가정통신문을 통해 상시 공개된다.

급식실 내 설비와 환경 위생에 대한 관리 기준도 준수되고 있다. 에어컨 필터 청소, 조리장 환풍 시설의 기름때 제거, 배수로와 바닥의 살균 세척 작업이 개학 전 일제히 마무리됐다. 식판과 수저, 조리 용기 등은 매 식사 후 고온 살균 건조기를 통해 멸균 처리된 후 밀폐된 보관장에 보관된다. 쓰레기통은 덮개가 있는 페달식을 사용해 손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잔반은 당일 전량 수거업체를 통해 배출하도록 관리한다.

가을철 개학 시기는 학습 활동이 본격화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 뒷받침되어야 안정적인 학사 운영이 가능하다. 보건 당국과 교육 기관은 현장 위생 지침이 형식적인 점검에 그치지 않고 일선 학교에서 매일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상시 소통 창구를 가동 중이다. 방역 수칙이나 급식 관리와 관련된 세부 기준은 교육부 및 각 시도교육청 누리집, 식품안전나라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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