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부담 완화와 입점 수수료율 합의안 추진 현황

배달 플랫폼과 입점 자영업자 간의 중개 수수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상생 협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수료율 인하 방식과 배달비 분담 구조를 둘러싼 핵심 쟁점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고물가와 원재료비 상승이 겹치면서 외식업 자영업자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플랫폼 이용 수수료가 자영업 생존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부와 학계, 업계가 참여한 상생 협의체가 가동되며 수수료 체계 개편을 논의하고 있으나, 플랫폼 기업의 수익 구조 유지와 영세 소상공인의 실질적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합의점 도출은 난항을 겪는 상태다.

외식 산업 현장에서는 주문 중개 수수료와 결제대행 수수료, 배달 대행료, 부가가치세 등이 누적되면서 매출 대비 플랫폼 관련 지출 비중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불만이 누적돼 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서비스업 동향 및 외식업 경기동향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영업이익률은 원가 부담과 고정비 지출로 인해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주문의 상당 부분이 모바일 배달 앱을 통해 발생하는 배달 전문점과 중소형 외식 매장의 경우 배달 관련 비용이 전체 매출의 20 퍼센트에서 30 퍼센트 수준까지 차지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구조는 크게 건당 일정 비율을 떼어가는 정률제 중개 수수료와 고정 광고비를 지불하는 정액제 광고 상품으로 나뉜다. 주요 플랫폼 업체들이 정률제 기반의 자체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소비자 무료 배달 혜택을 강화하면서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실질 비용이 상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간의 점유율 경쟁 속에서 도입된 무료 배달 마케팅 비용의 일부가 자영업자의 배달비 분담금 증가나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전가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상생 협의의 필요성이 급부상했다.

서울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47)는 배달 주문 비중이 매장 전체 매출의 60 퍼센트를 웃돌지만 월말 정산을 거치면 남는 이익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건당 2만 원짜리 세트 메뉴를 주문받으면 플랫폼 중개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 매장 부담 배달료로 5000 원 이상이 빠져나가고, 식재료비 7000 원과 임차료, 포장재 비용 등을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2000 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 씨는 주문 건수가 늘어날수록 겉보기 매출은 증가하지만 일손을 더 쓰고도 실질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는 최모 씨(52) 역시 배달 플랫폼의 자체 배달 요금제 개편 이후 수익 구조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지역 배달대행업체와 계약해 배달비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었으나, 플랫폼 알고리즘이 자체 배달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면서 사실상 정률제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최 씨는 매출 하위권 점포뿐만 아니라 중상위권 점포도 높은 중개 수수료율 앞에서는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실효성 있는 상생안이 조속히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생 협의체에서 자영업자 단체들은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전반적인 중개 수수료율을 상한선 형태로 대폭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9 퍼센트 안팎에 달하는 중개 수수료율을 절반 수준인 5 퍼센트 이하로 낮추고, 플랫폼이 자체 배달 과정에서 부과하는 배달비 분담액을 명확히 공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고객에게 제공되는 각종 할인 쿠폰이나 프로모션 비용을 입점업체에 일방적으로 떠넘기지 못하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플랫폼 기업들은 무료 배달 시행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라이더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지출로 인해 플랫폼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고 맞서고 있다. 플랫폼 업계는 서버 인프라 유지비와 소프트웨어 개발비, 고객 상담 및 결제 시스템 운영 등 막대한 고정비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일괄적인 수수료 인하는 서비스 품질 저하와 플랫폼 생태계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항변한다. 특히 해외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경쟁 플랫폼들의 공세 속에서 국내 사업자의 수익 기반마저 무너질 경우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유통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 기업의 혁신성과 자영업자의 지속 가능성이 상충하는 현 상황을 단기적인 요율 인하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플랫폼 기업이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최적화와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인 것은 사실이나,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한 이후 발생한 비용을 거래상 열위에 있는 소상공인에게 전가하는 구조는 시장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위원은 플랫폼의 원가 구조와 배달비 정산 내역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상생 논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생 협의체에서는 양측의 극단적인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매출액 구간에 따라 수수료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차등 수수료제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됐다. 연간 매출이 낮은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2 퍼센트에서 3 퍼센트 수준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중간 구간과 상위 구간에는 각각 5 퍼센트와 7 퍼센트대의 차등 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에 대해서도 영세 상인만을 지원할 경우 다수의 일반 외식업체가 혜택에서 배제된다는 자영업계의 반발과, 차등 구간 설계에 따른 플랫폼의 매출 타격을 우려하는 플랫폼 측의 입장이 맞서면서 세부 구간 설정을 둘러싼 조율이 길어지고 있다.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자율 규제에 기반한 상생 협의가 결렬될 경우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법 등 입법을 통한 강력한 법적 규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MA)과 같이 시장 지배적 플랫폼에 대해 불공정 거래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수수료 부과 기준의 투명성을 강제하는 해외 입법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전문 변호사는 법적 강제 규제로 넘어가기 전에 당사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인 데이터 공유와 단계적 합의 도출이 분쟁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수수료 갈등이 지속되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1 퍼센트에서 2 퍼센트대의 낮은 중개 수수료를 내세운 공공 배달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화폐 결제 혜택과 연계해 소비자 유입을 유도하고 있으나, 민간 플랫폼에 비해 이용자 수와 주문 편의성이 떨어져 민간 플랫폼의 독주를 견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배달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영세 소상공인 대상 배달·택배비 지원 사업과 스마트 상점 기술 보급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상생 협의체 운영을 통해 도출된 권고안을 바탕으로 향후 실태 점검과 제도 개선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체결되는 약관의 불공정 조항 여부에 대한 직권조사를 강화하고, 수수료 산정 근거와 광고 노출 기준을 자영업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유도하는 행정 지침을 정비하고 있다. 플랫폼 시장 내 공정 경쟁 질서 확립과 소상공인 경영 안정을 목표로 한 세부 가이드라인 수립 작업이 관계 부처 합동으로 진행 중이다.

상생 협의체는 차등 수수료율 적용 구간과 배달비 분담 비율 공시, 정산 주기 단축 등 세부 합의 항목에 대한 실무 회의를 차례로 개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각 플랫폼 사업자가 제출한 상생안의 실효성을 검토한 뒤 최종 조정안을 마련해 협의체 공식 회의에 상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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