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인 의료혁신위원회가 8월 27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제9차 회의를 열고 대정부 10대 권고안을 심의했다. 이번 권고는 지역보건의료체계 기능 강화, 일차의료 기능 정립, 지역사회 기능 확대 등 4대 전략을 바탕으로 마련됐으며, 어디에 살든 기본적인 일차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은 "고령화 시대에 삶의 기반이 와해되고 있는데, 보건의료 분야에 가장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본다"며 "의료와 돌봄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국민들이 사는 곳에서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권고 사항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특정 질환자나 취약계층, 노인 등을 선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주민 전체의 건강 향상을 목표로 지역보건의료체계를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군구 보건소는 정책 기획과 총괄·조정 기능에 집중하고, 질병 예방과 돌봄 서비스는 건강생활지원센터·보건지소가 맡는 기능 개편 방안도 제시됐다.

손영래 복지부 의료혁신추진단장은 "도시권에는 보건지소가 없고 건강생활지원센터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진료는 하지 않고 고혈압이나 당뇨 관리나 건강 증진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한다"며 "이런 센터들을 더 늘리자는 아이디어가 이번 권고안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또 지역보건법에 따른 '지역보건의료심의위원회'를 책임성과 실행력을 갖춘 '지역보건의료위원회'로 전환하고, 산하에 '주민참여소통위원회'를 두어 주민 참여를 활성화하도록 권고했다.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 대책과 관련해 혁신위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보건지소·보건진료소 기능 강화와 민간 일차의료기관 지원, 이동(순회) 진료 등 다양한 공급 방식을 활용하도록 했다. 의료취약지 의사 인력 공급은 의무 복무 기간이 있는 지역의사 배치와 연계하고, 다양한 일차의료 가용 인력을 활용하는 새로운 인력 모형도 검토하도록 했다. 정기현 위원장은 "취약지에서의 기본적인 일차의료 이용을 책임성 있게 보장해야 한다"며 "의료가 붕괴하는 상황에서 국가나 공공의 개입은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위는 올해 3월 제도화한 통합돌봄과 관련해 일차의료기관의 참여를 강화하고, 다제약물 사용 등 지역사회 고난도 환자가 일차의료에서 양질의 관리를 받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는 고난도 환자 등록 시 수가 인상, 고난도 환자 등록·관리 비율의 의료기관 질 평가 지표 반영 등을 예시로 제시했다. 이 밖에 개별 사업별 국고 보조 방식이 아닌 지역사회 건강 필요도에 따른 재원 배분 방식으로의 전환,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지속 가능한 지역보건·일차의료 인력 양성 기반 마련 등도 권고했다. 혁신위는 이날 하반기 소통 추진계획도 논의했으며, 11월 7∼8일 연명의료 결정제도를 주제로 제2차 공론화 숙의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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