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대법원 내주 입장 표명 (사진= 연합뉴스 제공)

청와대가 8월 28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했다. 대법원도 후속 대응 논의에 들어갔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를 나서며 재제청 요구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자세한 내용은 검토 중"이라며 "다음주 중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도 "재제청 요구에 따른 후속 절차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손봉기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제청했다. 청와대는 김민기 서울고법 고법판사를 선호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추천위원회 추천 내용을 존중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밝혀 기존 추천위가 추천한 나머지 후보 중에서 다시 제청하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재제청 요구가 대법관 제청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지웅 변호사는 "이런 식의 재제청이 허용되면 '재재제청', '재재재제청'을 거쳐 결국 원하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사법부의 제청권을 형해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대통령 마음에 드는 사람을 제청할 때까지 계속 재제청 요구를 하게 되면서 대법원장과 대통령 간 '핑퐁 게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대법관 후보 제청을 반려한 것은 1987년 현행 헌법 체제 이후 처음이다. 1958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법관회의의 대법원장 후보 제청을 거부한 전례가 있었으나 당시 자유당은 법조계 반발로 관련 법안을 철회한 바 있다. 대법원은 노태악 대법관이 지난 3월 후임자 없이 퇴임한 뒤 반년 가까이 1명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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