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연방의회 다수당을 되찾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산 경유 거래와 고(故) 제프리 엡스틴 관련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은 이미 월스트리트 주요 은행과 텍사스·뉴욕·뉴저지주의 주요 항구 및 항만당국에 러시아산 경유 수입이나 관련 거래 자료를 보존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틴 범죄에 관여했거나 이를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여러 차례 부인해왔다.

은행·항만에 거래 자료 보존 요구

온라인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은 최근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에 서한을 보냈다. 텍사스·뉴욕·뉴저지주의 주요 항구와 항만당국도 수신처에 포함됐다. 의원들은 러시아산 경유의 수입 또는 기타 거래와 관련된 계약서, 선적 서류, 선박 기록, 통신 내역 등을 보존하라고 요구했다. 서한은 은행과 항만당국에 미국 내 러시아산 경유의 구매·운송·수입·하역·저장·금융 지원·유통을 차단하라고 촉구했다.

서한에는 상원의원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론 와이든(오리건), 셸던 화이트하우스(로드아일랜드)와 하원의원 그레그 믹스(뉴욕) 등이 서명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뉴햄프셔) 의원이 서한 발송을 주도했고, 공화당의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보도에 따르면 서명 의원 가운데 쿤스·워런·와이든·화이트하우스·믹스 의원은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각각 상원 외교위·은행위·재무위·법사위와 하원 외교위 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으로 수입하는 어떠한 행위도 중대한 법적 의문을 제기한다. 의회 조사뿐 아니라 법적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위한 잠재적 합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며 국가안보 우려를 제기했다. 서한은 “추가적인 의회 감독이 예상된다”고 적고, 거래에 관여한 기관들이 자료를 보존하도록 요청했다.

480만t 공급 발표 뒤 이어진 선적 움직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총 480만t을 미국과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국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그레이엄법’ 시행을 보류했다. 이 거래는 미국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와 맞물려 논란이 됐다. 러시아산 원유·가스·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도록 2022년 초당적 합의로 제정한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법’에 위배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서한 서명 의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경유 거래가 재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를 둘러싼 비판은 민주당에 국한되지 않았다. 원문은 공화당에서도 미국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법적 문제와 국가안보 우려를 들어 거래 관련 기록을 보존하고 추가 의회 감독에 대비하라고 은행과 항만당국에 요구했다.

해운 정보업체 탱커트래커스는 지난 23일 러시아산 경유를 실은 유조선 세 척이 미국을 목적지로 표시했다고 밝혔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몰타 선적 유조선 한 척은 러시아 프리모르스크항에서 경유 4만t을 실었고, 다음 달 7일 뉴욕에 도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전체 공급 물량과 확인된 유조선 화물은 다음과 같다.

구분물량날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공급 합의480만t9일
몰타 선적 유조선의 경유 화물4만t7일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경유 거래를 비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새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거래를 푸틴 대통령에게 주는 부당한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러시아의 석유제품 판매를 허용하면 전쟁을 장기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중간선거 이후 관련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와 조사를 추진할 태세다.

중간선거 뒤 의회 조사·청문회 추진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을 탈환하면 러시아산 경유 거래에 대한 의회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의원들은 자료가 사라지지 않도록 은행과 항만당국에 보존을 요청하고, 러시아산 경유의 구매부터 유통까지 관련 활동을 차단하라고 촉구했다.

의회 조사와 법적 조치 가능성을 함께 언급한 것도 서한의 내용이다. 의원들은 수입 행위가 법적 의문을 낳는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자금 지원 문제를 국가안보 우려와 연결했다.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 되면 쿤스·워런·와이든·화이트하우스·믹스 의원 등이 관련 상임위원회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상임위는 외교·은행·재무·법사 분야를 맡고 있다.

거래를 둘러싼 행정부의 조치와 정치권의 비판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 공급 합의를 발표한 뒤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그레이엄법의 시행을 보류했다. 의회 서한은 이 같은 논쟁과 별도로 거래 관련 서류를 보존하라는 요청을 금융기관과 항만당국에 전달했다.

엡스틴 의혹 특별검사 임명도 추진

민주당은 중간선거 이후 엡스틴 사건과 관련해 특별검사 임명도 추진할 방침이다. 미성년자 성착취범으로 지목된 엡스틴은 사망했으며,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틴의 젊은 여성들에 대한 학대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 의원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기한 의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틴의 범죄에 관여했거나 범행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여러 차례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은 엡스틴과 과거 교류가 있었지만 연락을 끊은 지 오래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중간선거 유세와 광고 등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사법기관의 엡스틴 수사 자료 공개에 반대했다고 비판해왔다. 이들은 민주당이 의회 통제권을 확보하면 관련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혀왔다. 의원들이 발표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루 의혹을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해온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별검사 임명 추진은 민주당이 중간선거 이후 예고한 대응 가운데 하나다. 민주당은 러시아산 경유 거래에 대해서는 은행과 항만당국에 자료 보존을 요구하고 의회 감독을 예고했으며, 엡스틴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검사 임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민주당이 다음 달 중간선거에서 의회 통제권을 확보할 경우 실행을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제시됐다.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의 의회 장악 여부에 따라 경유 거래 관련 청문회·조사와 엡스틴 사건 특별검사 추진이 의회 의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과 항만당국에는 관련 기록을 보존하라는 요구가 전달됐고, 민주당 의원들은 추가 의회 감독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틴 범행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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