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진영이 이스라엘 총선 출구조사에서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권 블록에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어느 쪽도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크네세트(의회) 과반 61석에는 이르지 못했다. 투표 종료 직후 공개된 방송사별 출구조사에서 반네타냐후 진영은 52~53석, 친네타냐후 진영은 50석으로 예측됐다. 아랍계 정당은 조사에 따라 17~18석으로 집계돼 차기 정부 구성 과정에서 주목받게 됐다. 공식 개표 결과는 다음 달 4일 발표될 예정이다. 수치가 출구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양 진영은 과반 확보를 위한 연정 협상에 나서야 한다.
야권 근소 우위에도 양쪽 모두 61석 못 채워
27일(현지시간) 오후 10시 투표가 끝난 뒤 현지 방송사들이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반네타냐후 정당들과 친네타냐후 정당들 모두 단독으로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크네세트 전체 의석은 120석이며 연정 구성에는 61석이 필요하다. 채널12 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24석으로 개별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리쿠드당을 포함한 친네타냐후 정당들은 모두 50석이었다.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은 22석, 반네타냐후 성향의 유대계 야당 4곳은 합계 52석으로 조사됐다.
채널12는 아랍계 정당 라암과 조인트 리스트가 각각 7석과 11석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채널13 조사에서는 반네타냐후 진영 53석, 친네타냐후 진영 50석, 아랍계 정당 17석이었다. 다른 방송사 출구조사도 대체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조사별 의석 예측은 다음과 같다.
| 방송사 | 반네타냐후 진영 | 친네타냐후 진영 | 아랍계 정당 |
|---|---|---|---|
| 채널12 | 52석 | 50석 | 18석 |
| 채널13 | 53석 | 50석 | 17석 |
출구조사 결과가 확정 개표와 비슷하게 나타나면 어느 진영도 단독으로 과반을 채우지 못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끌어 온 연정은 지금까지 68석으로 정부를 구성해 왔다. 출구조사대로 친네타냐후 정당들이 50석 안팎을 얻는 데 그치면 기존 연정의 의석 규모와 차이가 난다. 다만 리쿠드당은 개별 정당으로는 최대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리쿠드당 소속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야권이 축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썼다.
해산안 추진 거쳐 치러진 총선, 네타냐후 심판론 부상
당시 해산안은 상임위원회에서 선거 일정 합의를 거친 뒤 본회의에서 세 차례 독회와 표결을 진행하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었다. 마지막 독회에서는 전체 의원 120명 가운데 과반 찬성이 필요했다. 여야가 모두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에 찬성하는 상황이었지만, 선거 시기를 두고는 정파 간 입장 차가 있었다. 야권은 선거를 앞당기려 했고,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여권은 시기를 늦추려 했다.
네타냐후 연정 측도 정국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이튿날 자체 해산안을 냈다. 이스라엘은 법에 따라 4년마다 총선을 치르며, 직전 총선은 2022년 11월에 열렸다. 당시 자료는 차기 총선이 늦어도 10월 27일까지 치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22년 총선 뒤 극우·보수 정당을 모아 총리직에 복귀했다. 이후 네타냐후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초강경 기조를 이어 왔다. 이번 선거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처음 열린 총선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신임 투표로 평가됐다. 총선 전부터 네타냐후 연정이 의회 과반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졌고, 이번 출구조사에서도 친네타냐후 진영은 50석으로 예측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서 이탈한 정당과 야권이 의회 해산을 추진하면서 선거가 치러지게 된 경과도 이번 결과와 함께 거론됐다.
아랍계 정당에 쏠린 연정 협상 시선
출구조사에서 아랍계 정당은 양대 진영의 의석 예측치와 별도로 17~18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는 어느 한쪽도 과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 정당의 선택이 연정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랍계 정당들은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반네타냐후 진영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야권 진영을 지지하는 방안에는 열린 입장을 보여 왔다. 연정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 외에도 외부에서 특정 세력을 지지하거나 차기 정부 구성 표결에서 기권하는 방식이 거론돼 왔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와 아이젠코트 모두 지금까지 아랍계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배제해 왔다. 따라서 출구조사상 의석 분포만으로 실제 협상에서 어떤 선택이 나올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아랍계 정당의 의석이 연정 구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양 진영의 기존 입장과 출구조사 결과가 함께 협상 조건을 형성하게 됐다. 확정 개표에서 정당별 의석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당 지도자들의 협의는 공식 결과 발표 뒤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77.7%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네타냐후 정부 정책에 실망한 아랍계 주민 등이 대거 투표에 나선 가운데, 출구조사에서는 아랍계 정당의 의석이 17~18석으로 전망됐다. 공식 개표 결과는 출구조사와 별도로 확인될 예정이다.
공식 결과 뒤 대통령이 정부 구성 임무 맡겨
공식 개표 결과가 발표되면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은 각 정당 지도자들과 협의한 뒤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에게 정부 구성 임무를 맡긴다. 후보자는 최대 6주 안에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임무를 맡은 후보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다른 후보에게 기회가 넘어갈 수 있다. 따라서 선거 결과 발표 뒤에도 정부 출범까지는 정당 간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
정당 간 협상으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세력이 나오지 않으면 내년 초 총선을 다시 치르고 정부 구성 절차를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재선거가 열릴 경우 그때까지 네타냐후 총리는 과도정부 수장으로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2022년 11월 이전 3년 반 동안 총선이 다섯 차례 치러진 바 있다. 이번에는 공식 개표 결과가 다음 달 4일 발표될 예정이며, 이후 대통령과 각 정당 지도자들의 협의를 거쳐 정부 구성 절차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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