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후보 시절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은 2021년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발언과 2022년 1월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의 전성배씨 관련 발언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2심도 유지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서울고법 형사2-1부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측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발언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발언을 모두 허위사실 공표로 인정했다. 선고는 지난 7월 27일 1심 선고 때와 마찬가지로 생중계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윤우진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는지 여부는 공직자로서 도덕성과 공정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라고 지적했다. 또 전성배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보면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 구분 | 1심 | 2심 |
|---|---|---|
| 형량 | 징역 1년 6개월 | 징역 1년 6개월 |
| 집행유예 | 3년 | 3년 |
| 선거비용 반환 | 397억원 | 397억원 |
윤우진 관련 발언은 어떻게 봤나
쟁점이 된 첫 발언은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실제 변호사 선임을 도운 적이 없고, 소개한 사람은 윤 전 서장의 동생 윤대진 전 검사장이라고 주장했다. 또 발언의 뜻은 두 사람 간 선임 계약을 주선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변호사 소개라는 표현이 당사자와 변호사를 단순히 연결해주는 사실적 의미와, 사건 위임계약을 맺도록 주선하는 법률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발언 맥락을 고려하면 윤 전 서장에게 변호인을 연결해주는 행위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해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12년 언론 인터뷰에서 변호사 소개 사실을 시인한 내용과 윤 전 서장과의 통화, 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함께 들며 객관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윤 전 대통령이 오랜 기간 검사로 일하며 법률과 언어를 다뤘고, 국민의힘 내부 경선 과정에서 많은 인터뷰와 토론회를 거치며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깊이 이해했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변호사 소개 발언이 일반 선거인에게 어떻게 이해될지, 또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전성배씨 관련 발언도 유죄 판단
두 번째 발언은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1월 1일 국민의힘 신년 행사에서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당시 김건희 여사가 동석하지 않았다는 취지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특정 시점과 장소에서 함께 만났는지 묻는 질문에 답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당시 발언의 상황, 경위, 표현의 전체적 취지,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고려하면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서 배우자와 함께 전성배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는 의미로 이해된다고 봤다. 또한 배우자를 통해 전성배씨와 친분을 형성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표현한 사람의 내심의 의도나 주관적 사정에 따라 객관적 의미가 좌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설령 특정 시점과 장소를 전제로 한 질문으로 잘못 인식해 답했다 해도, 발언 뜻을 판단할 때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성배씨의 소개 경위와 배우자와 함께 만났는지 여부는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경험한 사실이라고도 봤다. 2013년 김건희 여사의 소개로 전씨를 처음 만난 뒤 여러 차례 함께 만난 사실이 인정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여사가 2013년 3월 무렵 전씨를 소개받았고, 윤 전 대통령도 그해 12월 무렵 김 여사를 통해 전씨를 만나 이후 함께 교류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씨가 김 여사의 회사 코바나콘텐츠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정황도 근거로 제시됐다.
대법원 판례와 선거비용 반환
윤 전 대통령 측은 대법원 판례를 들어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후보자 토론회에서 즉흥적이고 계속적인 공방이 이뤄지는 상황을 전제로 한 판례와 이번 사건은 다르다고 봤다. 이번 사건은 후보자 토론회가 아니라 기자들과의 문답 내지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이 문제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특정 표현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는 발언이 이뤄진 당시 상황과 전체적 맥락을 토대로 일반 선거인에게 어떻게 이해되는지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202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를 언급했다.
재판부는 양형에서 선거인의 올바른 선택권이 침해됐고 선거 공정성과 절차 적법성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또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정당 추천 후보자로서 올바른 판단을 할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는 피고인이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했다. 선거비용 반환 문제도 다시 거론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15% 이상 득표하면 선관위에서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그러나 이후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소속 정당이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돌려줘야 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판결에 부당한 점이 많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선고 뒤 변호인단도 대법원에서 증거 판단과 법리 적용을 다투겠다는 입장을 냈다. 사건은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받게 됐다. 형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은 무효가 되고, 국민의힘의 선거비용 반환 의무도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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