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우대제도가 ‘특혜’ 논란에 휩싸이면서, 현행 제도의 소득 기준 부재와 지원 전달 체계의 분산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형 공공 산후조리원 예약 순위에서 다문화가족 산모가 국가유공자·다자녀 가정과 동등한 2순위에 포함된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논쟁이 촉발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해당 게시물을 엑스(X)에 올려 "다문화가족 우대 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시행령 개정까지 포함해 깊이 검토해보겠다"고 밝히며 사안을 국정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도 "일률적으로 우선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을 제기했고, 온라인에서는 다문화가족 우대가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이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주민 노동·인권단체는 대통령 발언이 차별에 해당한다며 청와대 앞에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논쟁의 핵심은 소득 기준 없이 다문화가족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현행 제도가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점이다.
공공 서비스 우선순위와 소득 기준 부재
현행 어린이집 입소 우선순위에서 다문화가족 자녀는 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가족·맞벌이·2자녀 이상 가구 등과 함께 1순위에 해당한다. 이때 별도 소득 기준은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다문화가족에 우선권이나 별도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 26개를 1차 확인했으며, 그 중 20개는 소득 기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 구분 | 사업 수 | 소득 기준 여부 |
|---|---|---|
| 전체 다문화 우대 사업 | 26개 | — |
| 소득 기준 없는 사업 | 20개 | 없음 |
전문가는 "소득만을 잣대로 삼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어린이집 우선입소는 양육·돌봄 여건을 주요 판정 요소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다문화가족 중 한국어 소통이 어려운 가정은 정보 접근에 제약을 받으며,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결혼이주여성의 경제활동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일괄적인 우선입소 조정은 언어 장벽과 맞벌이 부담이 겹친 가정의 진입 장벽을 높일 위험이 있다. 이러한 진단은 현행 우대제도가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니라, 실제 필요와 상황을 고려한 정교한 기준 설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정책 20년째, 지원 대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정부는 1990년대 국제결혼 급증을 배경으로 2006년 ‘다문화·다민족사회로의 전환’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다문화 정책을 시작했다. 초기 정책은 한국인과 결혼한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의 한국 사회 적응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어 교육·직업 훈련 등을 제공했다. 이후 다문화 2세를 위한 보육·교육 지원도 확대되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가구는 45만 1천 가구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성평등가족부의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족의 소득·자녀 교육 수준 등 주요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책 도입 당시와 현재의 가족 구성·사회적 여건이 달라진 만큼, 기존 지원 체계가 모든 가정을 포괄하고 있지는 않다. 현장에서는 정책 재검토가 지원 축소나 우대 폐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되고 있다. 한 현장 전문가는 "무조건적 지원에 반대한다"면서도 "소득만을 잣대로 삼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언어 소통이 어려운 가정은 공공 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받고, 이는 정책 목표와 현장의 격차를 드러낸다.
사각지대와 중복 지원, 현장 소리
다문화 정책이 결혼이주민과 그 가족에 집중된 점은 지원 사각지대를 낳고 있다. 이주노동자·외국인 유학생·이주배경 아동·청소년 등 다양한 외국인 가구가 정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한 외국인 가정은 아이돌봄시설 이용 신청 시 ‘내국인 우선’ 기준에 따라 정원이 찼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가정은 한국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세금을 납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서비스에서 배제되는 사례다.
성평등부는 2024년 시작한 ‘다문화가족 자녀 교육활동비’ 사업을 내년부터 종료하고, 대신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학습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한부모·이주배경 가족 등 지원 강화’ 국정 과제에 따라 기존 사업을 통합·개편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한다는 설명과 맞물린다. 그러나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결과,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62.3%로 3년 전(62.1%)과 큰 차이가 없었다.
김옥녀 숙명여대 교수는 “지역에서 이주민을 지원하는 기관들이 서로 다른 부처 소관으로 움직여 ‘각개전투’가 발생한다”며, 지역 수준에서 기관 간 네트워킹을 통해 중복 지원과 누락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족센터는 지역 정보 제공·자녀 학교 적응·한국문화 교육을,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는 노동자 본인 지원을, 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행정안전부·지방자치단체 소관을 담당한다. 그러나 지원 대상과 수요는 다양해지는 반면, 가족센터의 인력·예산은 이에 맞춰 확충되지 않아 서비스 전달에 한계가 있다.
정책 방향과 체계 개선 요구
우대 제도의 존폐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 목적·대상·실제 필요성에 기반한 기준을 정교하게 다듬는 일이다. 현행 제도는 소득 기준 없이 일률적인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어, 일부 가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가정에는 오히려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언어 소통이 어려운 가정이 공공 서비스를 못 받으면 어디에 가겠느냐"며, 정보 접근성과 서비스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정책 수행 시 부처 간 중복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지역 기관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넓은 대상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통합·재편하고, 예산과 인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문화가족 및 이주민 가정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의 일정과 계획
· · · · · · · · · ·
관련기사
▶ 청와대, 이 대통령 외국인 노동자·다문화가족 발언은 맥락 봐야
· · · · · · · · · ·
스페셜타임스는 AI 기술의 도움을 받아 더 빠르고 다양한 뉴스를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