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홍콩ELS 제재 확정 (사진= 연합뉴스 제공)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과 증권사에 총 3712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최종 확정했다. 과징금과 별도로 은행 7곳과 증권사 6곳에는 총 33억90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하기로 했다. 2023년 11월 금융당국이 실태조사에 착수한 뒤 약 3년 만에 결론이 난 것이다.

제재 규모와 대상

금융위의 이번 결정은 은행 7곳, 증권사 6곳 등 총 13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은행권 과징금은 3619억6000만원, 과태료는 17억7800만원이다. 증권업계에는 과징금 92억8200만원과 과태료 16억1200만원이 부과됐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가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주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첫 대규모 불완전판매 제재라고 설명했다.

구분과징금과태료합계
은행 7곳3619억6000만원17억7800만원3637억3800만원
증권사 6곳92억8200만원16억1200만원108억9400만원
전체3712억4200만원33억9000만원3746억3200만원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1723억3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은행 924억7500만원, NH농협은행 401억7500만원, 신한은행 387억4500만원, SC제일은행 179억원, 우리은행 3억3100만원 순이었다. 수협은행에는 과징금 없이 과태료 4200만원이 부과됐다. 증권사 가운데서는 한국투자증권에 과징금 92억4500만원과 과태료 1200만원이 부과됐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과징금은 각각 2300만원과 1000만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과징금 400만원과 과태료 3억원을 받았고, KB증권과 삼성증권에는 각각 3억원과 10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은행권에 적용된 판단

금융위는 일부 은행이 ELS를 판매하면서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봤다. 구체적으로는 홍콩 H지수가 포함된 주가연계신탁(ELT)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과거 지수 움직임을 바탕으로 예상 수익과 손실을 계산한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설명서에서 누락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상품은 수익률 모의실험의 분석 대상 기간을 바꾼 설명서를 사용하기도 했고, 상품의 수익과 손실이 기초자산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는 수준으로만 설명하면서 지수가 얼마나 크게 오르내리는지에 따라 손실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은행권에서는 고객의 투자성향을 판단하는 과정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은행이 투자자의 재산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투자성향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고위험 상품을 권유하고 판매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 같은 행위가 금융소비자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누락한 것이라고 봤다. 제재 대상이 된 은행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Sh수협은행 등 7곳이다.

증권사 위반 사항과 감경 사유

증권사들에 대해서는 상품 위험등급과 관련한 유의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설명의무 위반이 확인됐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적정성 원칙 위반, 위험등급 관련 유의사항 누락, 부당권유 금지 위반 등을 제재 사유로 들었다. 금융위는 이런 행위가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최종 확정된 과징금은 당초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에 보냈던 약 1조4000억원 안보다 1조원 이상 낮아졌다. 금융위가 이를 반려한 뒤 금감원이 지난 5월 다시 보낸 약 6000억원과 비교해도 2000억원 이상 줄었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규정상 조항을 활용해 회사별로 30~40% 감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부당이득 규모보다 많은 약 1조4000억원을 피해 배상에 쓴 점, 관련 민사소송에서 일부 은행이 승소한 점, 그리고 불완전판매가 금소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에 발생했다는 점이 감경 판단에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에는 6개월간 고의나 중과실 등 중대 위반이 아니면 제재를 면제하는 비조치의견서가 적용됐다.

3년 만에 결론 난 실태조사

홍콩 ELS 과징금은 당국이 2023년 11월 불완전판매 관련 실태조사에 착수한 뒤 약 3년 만에 최종 결론에 이르렀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가 다수의 금융소비자가 관련됐고 주요 금융회사가 대상인 만큼 여러 차례 심의를 거쳐 수위를 정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 "이번에 결정된 과징금·과태료는 금융위가 부과한 최대규모의 금전제재"라며 "주요 금융기관이 대상이 된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합리적 조치가 이뤄지도록 여러 차례 심의했다"고 했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와 별개로 투자성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설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내년 1분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영업하도록 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칙 도입을 위한 금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도 지원할 방침이다. 대규모 불완전판매 제재의 최종 확정 이후에도 관련 제도 정비 일정은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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