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 코딩 지식이 없어도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원하는 기능을 입력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유료 소프트웨어를 대신할 무료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해 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월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화성을)은 국어 교사 박준일씨가 AI로 개발한 무료 문서 편집 프로그램 ‘이음오피스’를 소개했다. 이음오피스는 한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여러 문서 형식을 한 프로그램에서 다루고, 맥 운영체제에서도 한글 문서를 열어 고칠 수 있으며 AI를 연결해 문서 내용을 수정하는 기능도 갖췄다. 이 의원은 알집·반디집·7-Zip의 주요 기능을 묶은 ‘코리요집’도 직접 만들어 선보였다. 국회사무처와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5년간 압축 프로그램 사용권 구매에 1억3천728만원을 썼다고 언급하며, 비슷한 기능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있다. 개발자 아트크래프트 팀은 10월 초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포토크래프트’를 포함해 어도비 소프트웨어와 비슷한 작업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7종의 초기 버전을 공개했다. 어도비 전체 프로그램 이용료는 최대 월 8만7천900원으로 1년이면 100만원을 넘는다. 전문 기능을 쓰지 않거나 사용 빈도가 낮은 이용자는 구독 대신 필요한 기능만 갖춘 무료 프로그램을 택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저작권 문제를 피하려 상용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가져오지 않고 공개된 오픈소스를 쓰거나 코드를 새로 짰다고 밝힌다. 박씨는 GenOffice와 rhwp 등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이음오피스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고 말했다. 포토크래프트 개발진은 공개된 기술 사양을 참고해 처음부터 코드를 쓰는 ‘클린룸’ 방식을 썼으며 역공학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것만으로 저작권 문제가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박애란 변호사는 기존 저작물에 따라 개발했는지, 보호되는 표현을 이용했는지, 두 프로그램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소스코드뿐 아니라 아이콘이나 그래픽을 무단으로 이용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고, 외형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침해가 곧바로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글과컴퓨터는 HWP와 HWPX 파일 포맷의 기술 규격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제3자의 독자적 소프트웨어 개발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소스코드, 사용자 화면, 알고리즘, 상표, 비공개 기술은 별도의 지식재산권 보호 대상이어서 무단 활용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밝혔다. 한컴 측은 공공·기업 환경에서는 민감 정보 보호와 문서 무결성, 장기 축적 문서 자산의 안정적 활용이 중요하다며 정기 업데이트와 기술지원, 유지보수가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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