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야산에서 검거된 피의자 압송 (사진= 연합뉴스 제공)

가정폭력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아내와 별거하던 20대 남성이 장모를 흉기로 살해하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했다가 7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1일 낮 12시35분께 강원도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A씨를 존속살해 및 납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이날 오전 5시38분께 아내 B씨가 피신해 있던 서울 송파구 처가를 찾아가 50대 장모를 흉기로 찌르고, B씨를 강제로 차에 태워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남자가 여자를 끌고 가려고 한다. 여자 한 명이 쓰러져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흉기에 찔린 장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피해자는 끝내 숨졌다. B씨는 찰과상을 입었지만 안전한 상태로 구조됐다. A씨는 부인과 혼인 무효 소송을 진행하며 별거 중이었고, 앞서 아내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신고와 현장 대응부터 범행 전 경찰 조치, 스마트워치 미작동 경위까지 사건 전후 상황을 살펴봤다.

신고 뒤 양양 야산까지 이어진 추적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1일 오전 5시38분께 송파구에 있는 처가를 찾아가 장모를 흉기로 찌른 뒤 B씨를 차량에 태워 도주했다. 당시 112에는 남성이 여성을 끌고 가려 한다는 신고와 여성 한 명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 내용이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흉기에 찔린 50대 여성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피해자는 숨졌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 과도도 발견됐다.

A씨는 B씨를 태운 채 강원도 방면으로 달아났다. 송파경찰서는 강원경찰청과 공조해 추적에 나섰고,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차량과 함께 있는 B씨를 확인했다. B씨는 안전한 상태로 발견됐으며, 경찰은 야산 일대를 수색해 낮 12시35분께 A씨를 체포했다. 범행 발생 뒤 약 7시간 만이었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실시간 추적으로 강원 양양 야산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형사들을 급파했다”고 말했다.

A씨는 체포된 뒤 약 6시간이 지난 오후 6시30분께 송파경찰서로 압송됐다.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취재진의 범행 이유와 계획 여부, 피해자에게 미안한지 묻는 말에 “조사하면서 다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경찰은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경위와 범행 동기, 사전 계획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별거 중 폭행 신고로 시작된 경찰 수사

A씨와 B씨는 혼인 무효 소송을 진행하며 별거하고 있었다. 경찰의 사건 인지는 서울 용산경찰서가 지난 8월 A씨의 가정폭력 사건을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B씨를 찾아달라며 실종 신고를 했고, B씨의 소재가 용산서 관내에서 확인됐다. 경찰관이 8월22일 B씨를 직접 만났을 때 B씨는 자신의 소재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고 가정폭력 사실을 털어놨다. 용산서는 이를 계기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용산서는 피해자 조사를 진행한 뒤 8월27일 사건을 부부의 거주지이자 이번 범행이 발생한 곳을 관할하는 수원권선경찰서로 넘겼다. 수원권선서는 B씨로부터 남편에게 주먹으로 머리를 여러 차례 맞았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상습적인 가정폭력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달 2일 B씨에게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경찰은 이후 피해자 조사를 이어가면서 아내에 대한 폭행 외에 추가 범행과 관련한 진술도 확보했다.

A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지만,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을 당시 며칠째 근무지에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하기 위해 10월10일 출석 일정을 잡고 출석을 요구했다. A씨가 응하지 않자 경찰은 조사를 13일로 미뤘다. 예정된 조사일이 오기 전인 11일 새벽 장모 살해와 아내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

접근금지 임시조치 만료 뒤 재신청

A씨는 사건을 처음 접수한 용산경찰서로부터 피해자 주거지에서 퇴거하고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라는 조치, 전기통신을 이용해 접근하지 말라는 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이 임시조치는 지난달 30일 종료됐다. 경찰은 가정폭력 사건 수사 과정에서 B씨에게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도 지급했으며, 수원권선서는 추가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이달 6일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를 다시 신청했다.

재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은 범행 당시까지 내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전 A씨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원문에 따르면 A씨에게 내려져 있던 임시조치는 피해자 주거지에서의 퇴거,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이었다. 이 조치가 끝난 뒤 경찰은 새로 접근금지 조치를 신청했지만, 법원의 결정이 확정되기 전 장모 살해와 아내 납치가 발생했다.

사건 당시 B씨에게 지급돼 있던 스마트워치는 장모가 살해되고 B씨가 차량에 태워져 도주하는 동안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배터리가 방전됐을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정확히 작동하지 않은 경위를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A씨의 폭행 사건을 조사하며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고, 추가 범행 단서를 확인한 뒤 압수수색과 피의자 조사 일정을 추진해 왔다. 다만 A씨가 근무지에 나오지 않고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아 예정된 조사와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범행이 발생했다.

압송 뒤 범행 동기와 스마트워치 조사

경찰은 강원경찰청과 공조해 A씨의 위치를 추적했으며, 야산에서 B씨가 안전하게 발견된 뒤에도 수색을 이어가 A씨를 긴급체포했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과도가 발견됐다. A씨가 장모를 찌른 과정과 B씨를 차량에 태워 이동한 경위, 범행을 미리 계획했는지 여부는 경찰 조사 대상이다.

스마트워치가 범행 당시 작동하지 않은 정확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배터리 방전 가능성을 포함해 미작동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B씨는 찰과상을 제외하면 안전한 상태로 구조됐으며, 장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는 11일 오후 6시30분께 송파경찰서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 과정에서 모두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송파경찰서는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계획 여부,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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