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주최한 평화통일고문회의 차담회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남북관계 원로들은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르는 문제와 관련해 지난 30여년간 남북 합의서에 이미 쓰여온 표현인 만큼 새로운 시도로 논란이 될 사안이 아니라는 견해를 내놨다. 통일부 산하 자문기구인 평화통일고문회의는 각계 원로와 현역 전문가로 구성돼 올해 초 출범했으며, 이날 회의에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임헌영 국립한국문학관 관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함세웅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참석했다.
김대중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임동원 전 장관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명시돼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조선'이라는 말을 쓰자고 하는 것이 새로운 것처럼 느껴지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은 "1991년 이후 양국의 공식 국호를 쓴 남북합의서가 100건이 넘는다"며 "이제는 말로 하자는 데 왜 이렇게 겁을 내나"라고 반문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노태우 대통령이 재임 당시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불렀던 사례를 들며 "유구한 전통인데 그것을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싸우자는 얘기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동영 장관은 1995년 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 3단체가 보도 제작 준칙에서 '조선' 호칭 사용을 제안했던 점을 거론하며 "이제 언론의 몫"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난 1년간의 노력에도 북측이 여전히 강고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바늘구멍조차 막혀있는 상황이어서 답답하다"고 밝히면서도, 통일부가 국호 호칭 문제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공론화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통일부는 5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공식 국호 부르기를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구상의 첫걸음으로 보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에 대해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이와 관련해 "시간이 압축되다 보니 공론화를 한 뒤에 하겠다는 말이 빠져서 일부 언론에서 마치 통일부 방침이 정해진 것처럼 보도됐는데 그건 바로잡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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