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지능형 전기항공기 개발업체 에어빌리티가 우주항공청의 '2026년 투·융자 연계 기술개발사업(스케일업 팁스) 정책지정형(우주항공 분야)'에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선정으로 3년간 정부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자체 개발한 대드론(C-UAS) 기체에 AI 요격 시스템을 탑재하고, 고위협 군집드론 대응 기술 개발에 들어간다.
스케일업 팁스 정책지정형은 민간 투자를 유치해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검증받은 중소벤처기업을 소관 부처가 직접 평가해 추천하는 정부 R&D 연계 지원 제도다. 이번 우주항공 분야 사업은 우주항공청이 평가와 추천을 맡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적합성 검증과 지원을 담당하는 부처 협업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과제는 에어빌리티 투자사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의 추천을 거쳐 이뤄졌다. 민간 자본의 투자 판단과 정부의 기술 평가를 함께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만하다.
과제명은 '군집드론 대응 비행형 자율 AI 요격 시스템(Flying Physical AI) 개발'이다. 전기 수직이착륙기 플랫폼 AB-U4를 기반으로 인지·판단·제어·학습을 통합한 AI 시스템과 전자광학·적외선 듀얼 시커, 군집 협력비행, 자동 표적 재할당 기술을 결합한다. 여러 대의 비행체가 임무를 나눠 맡아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상황 변화에 스스로 대응하는 체계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과제 기간에는 거치대 발사형 요격 시스템과 온보드 AI 스택, 다기체 협력비행 기술을 갖추고 실제 운용 환경을 고려한 통합 실증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에어빌리티는 2023년 11월 설립 이후 AB-U4, AB-U10, AB-U60으로 이어지는 전기항공기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AB-U10은 지난 7월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받았는데, 국내 기업이 요격기로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설립 3년이 채 안 된 시점에 정부 지원 사업 선정과 국제 디자인상 수상을 잇달아 이뤄낸 점은 기술력과 상용화 속도를 동시에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출신 연구진이 있다. KT-1, T-50, KF-21 등 국산 항공기 개발에 오랜 기간 참여한 연구진과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에서 모빌리티 전동화·제품화를 경험한 인력이 함께 팀을 이루고 있으며, 임직원의 80%가 연구개발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드론 기체와 AI 요격 시스템을 함께 갖추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요 흐름으로 꼽힌다. 전기 수직이착륙 무인기에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독일 퀀텀시스템즈는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고,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바 있다. 미국 안두릴 역시 글로벌 C-UAS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업체로 꼽힌다. 에어빌리티는 이들 대비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인데, 실제 해외 수주로 이어질지는 향후 실증 성과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군 방공은 물론 원전, 공항, 정유시설, 데이터센터 등 국가 핵심 인프라 보호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유럽과 중동,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진모 에어빌리티 대표는 “이번 스케일업 팁스 선정은 에어빌리티가 축적해 온 고속 전기항공기 기술을 실제 안보 수요에 대응하는 Flying Physical AI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여러 대의 비행체가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하며 협력하는 자율 항공 시스템을 구현해 새로운 대드론 기술 경쟁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과제를 통해 기술 실증과 양산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국내 주요 방산기업 및 수요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방산 분야 국내 최초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 2월 2030년까지 관련 스타트업 100개를 육성하는 방산 유니콘 지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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