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가우디 서거 100주기를 기념해 서울에서 열린 〈Gaudí: Back to the Origins〉가 지난 8월 1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를 주관한 곳은 정림건축의 공간 크리에이터 그룹 jpa.(Junglim Planning Advisory)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jpa.의 역할 범위다. 통상 전시 유치나 공간 디자인에 그치던 것과 달리, jpa.는 공간 디자인과 구축은 물론 실제 현장 운영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건축·공간 전문 조직이 운영 단계까지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경에는 jpa.가 확장하고 있는 공간 브랜딩 방식이 자리한다. jpa.는 정림건축이 약 60년간 쌓아온 건축·공간 경험을 토대로 공간 기획, 부동산 컨설팅, 건축·인테리어 디자인, 구현과 운영을 하나로 연결하는 토털 공간 솔루션을 표방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 가운데서도 ‘운영’ 단계를 직접 경험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설계자의 의도대로 공간을 완성하는 일과, 실제 이용자가 그 공간을 체험하는 일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관람객이 어느 지점에서 머무는지,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는지, 기획된 콘텐츠가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는 공간이 실제로 가동된 이후에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시는 이 같은 흐름을 비교적 짧은 주기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콘텐츠 기획과 공간 구현, 사용자 경험, 운영과 피드백이 압축적으로 이어지는 구조여서다. jpa.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의 이동과 체류, 콘텐츠 반응은 물론 현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를 직접 확인하며 이를 향후 공간 기획과 디자인에 반영할 경험치로 축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은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확인된다. jpa.가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 중인 ‘G-Planet’ 역시 공간과 콘텐츠, 운영을 하나의 구조 안에서 함께 검토하는 프로젝트다. 앞서 진행한 ‘OZ Night’ 프리오픈하우스에서는 공간 콘텐츠와 프로그램 조닝, 동선 계획, 운영 방식 등을 실제 환경에서 점검하고 외부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초기 기획안을 운영 관점에서 미리 검증하고 보완하려는 시도였다.

이는 공간을 먼저 완성한 뒤 운영 방식을 나중에 덧붙이던 기존 방식과 달리, 기획 단계에서부터 누가 어떻게 사용하고 운영할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최근 공간 산업 전반에서도 물리적 완성도만으로는 지속적인 방문과 이용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시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림건축의 건축적 경험에서 출발한 jpa.가 설계와 디자인을 넘어 콘텐츠와 운영까지 공간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가우디 전시는 그 변화가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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