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AI 전문 기업 메이사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함께 국방 비행 시뮬레이터용 3D 지형 맵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2026년 하반기부터 약 2년간 진행되는 이번 사업에서 메이사는 KAI가 제작하는 고정익·회전익·무인기 시뮬레이터에 들어갈 대규모 실사 기반 3D 지형 맵의 구축과 갱신, 서비스 체계를 자체 기술로 통합 개발한다.

메이사의 공간 AI 기술은 국내 대형 종합건설사들의 현장에서 표준 솔루션으로 쓰이며 상용화 단계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건설 현장에서 검증된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정밀 복원 역량이 방산 훈련 체계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민간 기술의 국방 분야 이식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실제 항공기로만 조종 훈련을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비행 운용 비용이 크고 정비 주기와 기상 조건에 따라 훈련 횟수가 제한되며, 위험 상황 대응이나 특정 작전 구역 침투 같은 임무는 반복 연습 자체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항공기 도입 시 실기체와 동일한 조종 환경을 구현한 시뮬레이터가 함께 요구되고, 시뮬레이터의 완성도가 기체 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조종 계통과 항전 장비가 정밀하게 재현되더라도 창밖 지형이 실제와 다르면 훈련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종사는 지형지물을 기준으로 항법을 판단하고 표적 식별과 진입 경로 선정도 실제 지형의 형상과 질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구조물의 위치와 부피감을 표현하는 수준에 그쳤던 지형 맵이 최근에는 표면 질감과 빛 반사까지 반영한 고해상도 실사 환경으로 요구 수준이 높아졌고, 도심 개발과 시설 변화를 즉각 반영해야 하는 만큼 갱신 주기도 연 단위에서 개월 단위로 짧아지는 추세다.

메이사가 위성과 드론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이유는 기종별로 필요한 지형 맵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고도에서 넓은 공역을 비행하는 고정익 항공기에는 국가 단위를 아우르는 광역 맵이 필요해 위성 기반 복원이 적합하고, 저고도에서 건물 사이를 비행하는 회전익·무인기에는 개별 건물의 형상과 질감까지 담아내는 초정밀 모델이 필요해 드론 기반 복원이 요구된다. 두 데이터는 해상도와 오차 특성이 근본적으로 달라 각각의 복원 파이프라인과 이를 정합하는 기술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데, 국내에서 이 두 역량을 모두 보유한 사업자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의미가 있다.

메이사는 위성 맵과 드론 맵을 하나의 좌표 체계로 통합해 정밀 작전 구역과 광역 배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단일 고해상도 월드 모델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3D 공간 스트리밍 기술로 다수 시뮬레이터의 동시 접속을 지원하고, 주·야간과 적외선·영상 센서 모사까지 제공해 실제 작전에 가까운 임무 예행연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형 맵 생성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구현함에 따라 외산 상용 엔진과 수작업 갱신에 의존하며 발생했던 라이선스 부담과 운용 불확실성도 줄어들 전망이다.

메이사 신승수 CTO는 “시뮬레이터의 훈련 가치는 지형 맵의 현실성에서 나오며, 이를 위해서는 위성과 드론 데이터를 함께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수백 개 민간 현장에서 다듬어온 기술을 국방 특유의 운용 환경과 보안 요구 수준에 맞춰 완성도 높게 안착시키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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