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평등가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은 8월 20일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는 불법촬영물을 직접 제작하지 않고 유포사이트를 개설하기만 해도 처벌 대상이 되며, 불법사이트에 유통되는 성착취물을 삭제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해킹도 가능해진다.
관계 기관에 따르면 2021년부터 작년까지 피해자 신고로 경찰 수사가 이뤄진 불법촬영물 제작·유포 등 디지털성범죄는 총 1만7천716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4천439건, 2022년 3천201건, 2023년 2천314건으로 줄었다가 2024년 3천579건, 작년 4천273건으로 다시 늘었다.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삭제요청에 불응하는 비율도 2022년 24.4%에서 작년 28.5%로 높아졌으며, 국내 법망을 피해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사이트가 대부분이라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도박죄가 도박한 사람과 도박장을 연 사람을 함께 처벌하듯, 불법사이트 개설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성폭력처벌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서울·부산·경기남부·전남경찰청에는 20명 규모의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을 꾸려 운영총책을 겨냥한 인지수사를 벌이고,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 등 해외기관과의 공조도 확대한다. 수사기관이 불법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단서를 모으고 원본 데이터를 삭제하는 '능동적 방어제도', 이른바 '합법적 해킹'도 도입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서버지나 피의자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 영장에 근거해서 집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서버 위치가 확인된 경우에는 타국 법집행기관과 협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법사이트의 자금줄도 조인다. 주요 수익원인 광고 게재를 금지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특정금융정보법상 '강화된 고객확인제도'(EDD)를 통해 불법사이트 운영에 쓰인 계좌의 거래 정지를 추진한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협력해 삭제요청에 반복적으로 불응하는 플랫폼사업자를 제재하고, 성평등부 장관이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직접 접속차단을 요청할 수 있는 긴급 차단 제도도 마련한다. 플랫폼사업자에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발견하면 삭제하고 신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기술적 대응도 병행된다. 차단 후 1~2시간 안에 도메인만 바꿔 재개설하는 '도메인셔틀링'을 자동 탐지하는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도메인이 바뀌었더라도 기존 사이트와 유사성이 높으면 심의 없이 차단하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암호화된 트래픽 상태에서도 차단이 가능한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된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구조가 있는 한 디지털성범죄가 반복되는 만큼 불법사이트를 무력화하는 방향을 설정했다"며 "한국인 피해가 심각한 사이트는 적극적으로 수사 의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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