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전문기업 알파팀의 김병섭 대표가 일본 구마모토 류노스케 동물병원을 방문해 반려동물 동반대피소 운영 노하우를 살피고, 국내 적용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번 방문에서 류노스케 박사는 지진과 침수 등 여러 재난을 겪으며 쌓아온 동반대피소 운영 경험과 보호자 대응 체계를 공유했다. 류노스케 박사는 미국·호주 등에 비해 일본과 한국은 반려동물 동반대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준비가 부족한 편이라며, 재난 발생 시 반려동물과 함께 머물 곳을 찾지 못한 보호자들이 대피를 포기하거나 피해 주택 또는 차량에서 지내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히 동물 보호 차원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반려동물 때문에 위험 지역으로 돌아가거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 머무는 보호자가 늘면 구조 인력의 추가 투입이 필요해지고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다. 재난 대응을 반려동물 복지 문제로만 좁혀 보지 않고 사람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류노스케 동물병원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반려동물 재난 대응을 고민해왔으며, 2016년 구마모토 지진과 이후의 침수 피해, 2026년 지진 등을 거치며 동물병원과 인근 시설을 활용한 동반대피 대응 경험을 쌓아왔다고 밝혔다. 류노스케 박사는 “반려동물 동반대피는 재난이 터진 뒤 준비해서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보호자의 사전 준비를 강조했다. 이동장과 목줄, 사료와 식수, 복용약, 배변용품, 예방접종 정보 등을 담은 별도의 재난키트를 평소에 갖춰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피소 운영과 관련해서는 사람과 반려동물을 한 공간에 단순히 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텐트와 칸막이로 보호자별 생활구역을 나눠 접촉과 소음, 위생, 알레르기, 갈등 요소를 줄이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점도 공유됐다. 반려동물과 함께 머물 수 있는 환경이 보호자의 심리적 안정과 대피생활 지속에도 도움이 된다는 현장 경험도 전해졌다.

김병섭 대표는 “이번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동반대피소가 단순히 동물을 수용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보호자 사전 교육, 재난키트, 시설 구획, 운영 규칙, 역할 분담, 동물의료 연계까지 갖춰져야 실제 재난 상황에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을 두고 대피할 수 없는 보호자가 위험 지역으로 돌아가는 상황은 결국 사람의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며 “동반대피는 동물 복지를 넘어 사람의 안전과 재난 대응의 지속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분야”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서 류노스케 동물병원 측은 그간의 재난 대응과 대피소 운영 경험을 정리한 매뉴얼과 노하우를 알파팀에 전달했다. 양측은 반려동물 재난안전 교육과 동반대피소 운영, 보호자 사전 준비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보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알파팀은 일본 사례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국내 공동주택과 공공시설, 대피시설 구조, 행정 체계, 동물병원과 민간 기관의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국 실정에 맞는 반려동물 동반대피 모델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동반대피를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보호자 사전 준비, 시설별 대피 구역 설계, 운영자 임무 분장, 외부 기관 연계, 반려동물 재난키트, 교육과 훈련까지 아우르는 통합 운영 체계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날 류노스케 동물병원과 관련 시설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난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사전 준비의 중요성과 보호자 및 시설 운영자의 역할을 소개했다. 이후 류노스케 박사의 안내로 동물병원과 연구 공간, 트레이닝센터, 교육시설 등을 둘러보며 동물의료와 교육, 훈련, 재난 대응이 어떻게 맞물릴 수 있는지 확인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도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재난 발생 시 함께 안전하게 대피할 방법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번 일본 현장 조사와 류노스케 동물병원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환경에 맞는 반려동물 재난안전 체계를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어나는 흐름을 감안하면 이 같은 동반대피 체계 마련은 앞으로 재난안전 정책의 주요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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