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6일(현지시간) 국가 전력망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외국산 전력 장비의 유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이유에 대해 "첨단 제조업,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 국방 생산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풍부하고 안정적인 전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대용량 전력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 성공하거나 공급이 중단될 경우 그 여파는 더 크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와 AFP 등 외신이 전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고압 송전선, 변전소, 발전소 등에 쓰이는 특정 수입 부품의 구매·수입·설치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적용 대상은 미국이 무기 금수 조치를 내렸거나 제재를 부과한 국가, 또는 미국 정부가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한다고 판단한 국가다.
행정명령에 중국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산 전력 장비를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FP통신은 중국산 전력 부품이 수년간 미국 안보 당국자들 사이에서 우려 대상이었다고 전했고, 블룸버그통신도 미국 전력 시스템에 쓰이는 중국산 부품이 외국 적대 세력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배터리와 태양광 인버터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상무부는 2020년 자료를 통해 최근 10년간 다수의 중국산 대형 변압기가 미국에 수입됐다고 밝힌 바 있다. 태양광 인버터 등은 원격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위험이 거론된다.
미국은 국가 안보 위협 기업 명단인 '커버드 리스트'를 운용하며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활동을 제한해왔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21년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를 이 명단에 올렸고, 이듬해부터 이들 기업의 미국 내 통신장비 판매를 금지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월 27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하고 다른 나라의 기업을 탄압하는 처사를 일관되게 반대해왔다"며 "미국이 각국 기업 경영에 공평·공정·비차별의 환경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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