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6 국제한반도포럼' 개회사에서 "과거와 같은 '완전한 비핵화'를 앞세우는 접근은 더는 지속하기 어려운 현실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 핵능력이 1992년 이후 30여년 만에 10만배로 증대됐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34년 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플루토늄 90그램 추출 사실을 신고했던 점을 언급한 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무기 57개 보유국으로 언급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이 순간에도 북한의 핵능력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핵무기 57개가 플루토늄 90그램의 10만배에 해당하는 근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정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추진과 관련해 "위기가 아닌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밝힌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대해 "미국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여 공간을 만들고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는 것"이라며 "남·북·미·중 4자 대화로 이어지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달 초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남·북·미·중 4자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구상을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를 "이상주의"라고 평가하며 온도차를 보였지만, 정 장관은 이날도 4자 대화 추진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평화조치, 신뢰조치를 통해 북미대화와 4자 대화를 촉진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세션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낸 찰스 쿱찬 미 조지타운대 교수가 참여했다. 쿱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유산을 남기기 위해 1기 때보다 북미대화를 더 원할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계속 시도할 것이므로 한국이 이에 대비해 적극적인 게임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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