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과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수사정보 유출 등 경찰관들의 직무 관련 비위가 전국에서 잇따르자 경찰청이 공직기강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경찰청은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열흘간 전국 경찰관을 대상으로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복무 점검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별경보 기간에는 음주를 자제하고 회식을 일절 금지하며 불요불급한 행사도 연기하거나 열지 않도록 했다. 경찰청과 시도경찰청은 한 차례 이상, 일선 경찰서와 기동단은 매일 관서장 주관 대책 회의를 열고 의무 위반 예방 교육과 수시 경보 문자메시지 발송, 관서별 집중 감찰 활동을 병행한다. 의무 위반 행위가 적발되면 당사자뿐 아니라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엄중히 묻기로 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지난 5월 30대 여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안전을 확인하지 않고 신고 약 2시간 30분 만에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됐다. A 경장은 신고자에게 여성과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사건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은 최초 신고 104일 만인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경장은 지난달 신고된 60대 남성 실종 사건도 같은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남성 역시 실종 51일 만인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경장이 처리한 다른 실종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한편 제주서부경찰서 전·현직 서장과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4명을 대기발령했다. A 경장은 지난달 근무하던 경찰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으며, 화장실 용변 칸 상부 벽면에서 A 경장의 DNA와 일치하는 손바닥 흔적이 검출됐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에서는 수사팀이 주요 증거를 확보하지 않고 현직 경찰관인 장씨의 아버지에게 수사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과 팀원은 케이블타이가 실린 장윤기의 차량을 아버지에게 돌려주기로 공모하고 차량 보관 장소와 열쇠 보관 사실을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장윤기의 주거지에서 훼손된 리얼돌을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채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를 아버지에게 알려줘 증거 훼손·폐기를 도운 혐의도 받는다.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도 수사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 광진경찰서 마약수사 전담팀 소속 B 경감은 마약 투약 피의자이자 수사 정보원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준 혐의로 직위해제됐고, 경남지역 한 경찰관은 내부망에서 취득한 개인정보를 사설탐정 업체에 넘긴 혐의로 구속됐다. 경기북부지역 경찰관은 개인정보를 8차례가량 무단 조회하고 일부를 외부에 유출한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송치됐으며, 대구에서는 현직 경찰관의 음주 뺑소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피의자 측에 유출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대구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강원 원주경찰서 소속 경찰은 동료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직위해제됐고, 부산에서는 음주 상태의 현직 경찰관이 택시 접촉 사고 뒤 몸싸움에 연루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관 징계는 2022년 471건에서 2024년 536건, 지난해 528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300건에 달해 연간 6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청 인권감사관은 서한문에서 "공직자의 업무 처리는 그 결과에 따라 단순한 실수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권한에 걸맞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찰관 개개인이 조직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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