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8월 28일 오후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정부의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계획을 폐기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간담회는 '2026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개회에 앞서 열렸다.
사총협은 성명에서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임에도 국립대에 재학한다는 이유만으로 소득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사립대 학생은 제외한다면 학생과 학부모가 이를 공정한 제도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2027학년도 수시 입시를 앞두고 이러한 정책이 시행된다면 지역 사립대학의 학생 모집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학생 감소가 교육투자 축소와 대학 위기, 지역 일자리·소비·청년인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총협은 지역균형장학금을 대학 설립 유형이 아닌 학생과 지역 기준으로 재설계하고,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분야 재원을 사립대학에도 형평성 있게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사립대 총장 약 60명은 "공정하지 않은 국립대 무상 등록금 정책을 폐기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전민현 인제대 총장(사총협 회장)은 성명 낭독 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국립대 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형평성·공정성 문제가 있고 정책 효과를 발휘하기보다 갈등을 더 크게 만들고 지방 소멸을 가속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립대와 사립대를 나누지 말고 오히려 소멸 지역 대학생들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덧붙였으며, "정부가 정책을 바꾸면서 한 번도 공청회를 열거나 의견을 물어본 적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사총협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4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응답자의 64.5%는 "국·사립대학의 구분 없이 전액 국가장학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정부가 지역 국립대 전액 등록금 조건을 제시한 이후 '지역 거점국립대 진학 희망'은 27.6%에서 31.9%로 4.3%포인트 상승했고 '지역 사립대학 진학 희망'은 6.6%에서 4.4%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응답자의 52.7%는 지역 국립대 등록금이 0원이 되더라도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33.3%는 '수도권 대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19.4%는 '반드시 수도권 대학을 선택하겠다'고 밝혀 '지역 국립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31.3%)와 '반드시 지역 국립대를 선택하겠다'(4.9%)는 응답보다 많았다. 대학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대학의 인지도와 평판'(57.1%), '취업 가능성과 진로 전망'(54.5%), '희망 전공과 교육·연구 환경'(39.3%) 순으로 꼽혔다.
사총협은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 국립대 무상 등록금 정책보다 지역 대학의 교육·연구 경쟁력 제고, 취업 여건과 지역 정주 기반 조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25일 당정협의에서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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