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에게는 각 징역 4년이, 이원모 전 공직기강비서관에게는 징역 3년이 구형됐다. 선고는 오는 10월 26일 오후 2시에 이뤄진다.
특검팀은 "이 사건은 두 가지 헌정 질서 침해가 하나로 이어진 것"이라며 "피고인은 헌법재판관 미임명으로 국가를 멈춰 세우고, 이후 지명권을 남용해 국민의 선택을 가로막으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피고인은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을 저지하기 위해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여야 합의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또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한덕수, 정진석, 김주현, 이원모는 윤석열의 최측근 인사를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들에겐 후보자들을 검증할 시간도, 의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55년간 특허청장, 통상교섭본부장, 국무총리 등을 역임한 대한민국 행정부 최고위 관료로, 헌법과 국민으로부터 가장 많은 신뢰와 권한을 받은 사람이 그 권한을 헌정질서 훼손에 사용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한 전 총리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특검팀은 추론에 의해 꿰맞춰진 허구의 사실을 주장하고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에 명백히 반한다"며 "이 사건 기소는 유례 없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인사권 행사를 형사 처벌하려는 것으로 정치 보복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이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수첩 사진 등 주요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주장도 폈다. 아울러 "대통령의 헌법재판관 지명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적, 재량적 판단인 만큼 사법적 개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최후진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일부러 헌법재판관 임명을 늦춘 것은 사실이 아니고, 이후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때도 정보를 바탕으로 고심했을 뿐 인사검증 절차나 내용에 영향을 미친 적이 일절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한대행을 맡을 당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내린 결정으로 형사재판을 받게 돼 참담하다"며 "나 때문에 고초를 겪는 여러 공직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으로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와 지난해 4월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절차 없이 함상훈·이완규 후보자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는다. 이런 의사 결정에 가담한 혐의로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이원모 전 공직기강비서관도 함께 기소됐다. 한 전 총리는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국무위원 심의를 거쳐 이뤄진 듯한 외관을 형성하려고 국무회의 개최를 건의하는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도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현재 상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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