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최교진 장관 (사진= 연합뉴스 제공)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학교의 영화 ‘암살자(들)’ 단체관람 논란과 관련해 교육부가 관람 여부를 일일이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허구를 더한 작품을 학생들이 볼 때는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 이해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의 한 고등학교가 학생 투표를 거쳐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취소한 일이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데 따른 답변이다. 이날 최 장관은 지난달 발생한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접수 장애와 관련해서도 사과하고, 국가가 직접 맡는 방안을 포함해 개선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고교 단체관람 추진 뒤 취소

울산의 한 고등학교는 학생 투표를 거쳐 영화 ‘암살자(들)’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례는 7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교육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의 질의로 거론됐다. 정 의원은 학교에서 이런 영화를 단체관람하는 데 교육부가 관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학생들이 보고 싶다는 이유로 선호 투표를 거쳐 관람을 추진하는 방식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다. 영화는 문세광의 단독 범행이라는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가 사건의 배후였을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이유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영화가 다룬 내용과 역사적 사실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다. 정 의원은 국감에서 영화가 청소년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학교의 단체관람에 교육부가 관여해야 한다는 취지로 질문했다.

단체관람 추진 사실이 알려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교육청 민원을 독려하는 게시물이 퍼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감에서는 학교의 관람 결정에 교육부가 개입할 수 있는지와 함께,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의 내용이 학생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돼야 하는지도 논의됐다. 최 장관은 관람 자체에 대한 교육부의 통제와 학생들이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을 구분해 답했다.

최 장관 “사실과 허구 구분해야”

정 의원이 학교의 영화 단체관람에 교육부가 관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최 장관은 “그 영화를 (보러) 가고 말고 하는 것을 교육부가 일일이 간섭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영화 관람 여부에 교육부가 일일이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답변이다.

최 장관은 동시에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함께 담긴 작품을 학생들이 볼 때 사실과 허구를 구별해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 사실과 그것을 모태로 해 허구가 들어간 작품 같은 경우 학생들이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았더라도 작품 속 설정을 실제 사실로 받아들이는 혼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짚은 답변이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영화 감독이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영화적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를 언급한 데 동의하는지를 물었다. 최 장관은 “감독으로선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며 “부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영화의 표현을 둘러싼 질의와 학교의 관람 결정에 대한 질의가 이어진 가운데, 최 장관은 관람 여부에 대한 교육부의 개입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면서도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국감서 영화 관람 놓고 여야 공방

영화 단체관람 문제를 두고 국감장에서는 여야 의원 간 공방도 벌어졌다. 정 의원은 영화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루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의 배후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참고 보도에서 정 의원은 영화가 사건을 둘러싼 음모론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장관은 영화의 관람 여부에 교육부가 일일이 간섭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학생들이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강경숙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국회는 영화검열위원회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정 의원의 질의에 이의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소신과 생각, 정치적 방향에 따라 질의했다며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영화의 역사 해석을 문제 삼는 질의가 국회의 영화 검열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놓고 의원들의 견해가 맞선 것이다. 국감은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역사적 관점의 다양성과 검증 문제를 언급했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백 의원은 영화 ‘건국전쟁 2’를 언급하며 “역사는 검증의 대상이지 입틀막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참고 보도에는 백 의원이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고, 영화가 제시한 새로운 사실에 문제가 있다면 객관적 자료로 증명하고 검증하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도 담겼다. 국감에서는 영화 내용에 대한 비판과 창작물에 대한 국회의 개입 범위를 둘러싼 주장이 이어졌다.

수시 접수 장애 사과하고 대책 검토

최 장관은 영화 논란 질의와 별도로 지난달 발생한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장애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수시 원서접수를 사기업에 맡기지 않고 국가가 직접 할 수 있는 방안까지 포함해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것을(수시 원서접수를) 사기업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바로 할 수 있는 것까지를 포함해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수시 접수 업무를 국가가 맡는 방안도 개선책 검토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설명이다.

정시모집은 내년 1월 시작된다. 최 장관은 대책을 시행하면서 급격한 변화로 정시모집에 또 다른 위험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책 시행에 따른) 급격한 변화로 정시모집에 또 다른 위험이 도래할 것이 예상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해서 (내년 1월에 시작하는) 정시모집까지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수시 접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고치되, 정시모집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최 장관은 접수 현황을 공개하는 방식도 바꾸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에 드러난 여러 가지(문제들) 중에서 시간대별 접수(현황)를 발표하던 것을, 모든 게 끝나고 그다음 날 할 수 있도록 바꾸는 등 매뉴얼 중 그런 부분은 상당 부분 수정을 최대한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시 원서접수 진행 중 시간대별로 공개하던 현황을 접수가 모두 끝난 다음 날 발표하도록 매뉴얼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그는 장애 사태와 관련해 “정말 송구하게 생각하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고, 현 사태를 수습하며 정시모집에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학교 영화 관람에 교육부가 일일이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학생들이 영화 속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입 수시 접수와 관련해서는 국가가 직접 맡는 방안을 포함한 대책과 접수 매뉴얼 수정 등을 검토하고, 내년 1월 시작하는 정시모집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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