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사과한 뒤에도 야권의 비판이 이어졌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공무원 예산을 두고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17일 빈소 조문 뒤에는 발언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사과를 바라시니까’라고 표현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은 18일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책임을 요구했고, 장동혁 대표는 추 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국정감사 발언 닷새 뒤 빈소에서 사과
논란이 된 발언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대상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추 지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문제를 언급하면서 국가직인 소방공무원 예산과 관련해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다. 발언이 알려진 뒤 소방공무원들의 사과 요구가 이어졌다. 추 지사는 17일 부천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가 마련된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찾아 조문한 뒤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추 지사는 조문을 마친 뒤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 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또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말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라고 인정하고, 소방관을 폄훼할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화재 현장에서도 사과 요구가 있었지만 그 자리는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묻지 말아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과의 말을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고도 했다.
추 지사는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호소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런 표현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표현이 사과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가 사과하면서 해명을 앞세웠다고 비판했고, 사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 점도 문제 삼았다. 장동혁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닷새 만에 등 떠밀려 내놓은 사과’라고 적었다. 전날 빈소 조문 뒤 이뤄진 사과가 발언 이후 처음 나온 공식 사과라는 점도 야권의 비판에 포함됐다.
장동혁 “사퇴를 바라시니까 사퇴하라”
장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추 지사를 향해 “추미애 경기도지사, 끝까지 오만하다”고 썼다. 이어 “사과할 일이 이것뿐인가”라며 도정은 내팽개치고 중앙 정치에 더 바쁘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아이들 밥값과 교사 지원금이 줄었다고 언급한 뒤, 추 지사가 12억원 관사에 들어가고 새 차를 샀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짜 ‘재정 빨대’는 추미애 본인”이라고 주장하며 “경기도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사퇴’를 바라시니까 ‘사퇴’하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8일 김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장 대표는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현장에서 희생하고 노고를 다하는 분들이 그에 맞는 예우와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더 세심하게 챙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추 지사의 표현을 비판했다. 그는 “재정 빨대라는 극악한 용어로 소방공무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폄훼하는 건 국민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사과 방식도 문제 삼았다. 그는 추 지사가 ‘사과하라니까 사과한다’고 말한 것은 사과하려는 진심이 없다는 뜻 아니냐고 반문한 뒤, 남이 하라고 해서 하는 사과는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언행이 소방공무원들의 자긍심을 얼마나 훼손했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반성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비판은 발언 자체뿐 아니라 사과가 이뤄진 시점과 표현, 추 지사의 책임 문제로 이어졌다.
국민의힘 “해명부터 앞세웠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추 지사가 사과하면서도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 ‘표현상의 실수였다’며 해명부터 앞세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사과 요구에 답하지 않다가 순직 소방관의 빈소를 찾은 뒤에야 사과한 점도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정이 어렵다고 소방을 골칫거리로 만들고 논란이 커진 뒤 사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도민은 답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골칫거리를 해결하기는커녕 스스로 도민의 골칫거리가 된 도지사, 이것이 추미애식 도정이냐”고 물었다.
최 수석대변인은 추 지사에게 해명 뒤에 숨지 말고 발언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논평에서 문제 삼은 대목은 사과의 표현뿐 아니라, 발언 이후 사과 요구에 즉시 응하지 않았다는 점과 재정난을 이유로 소방을 골칫거리로 표현했다는 점이었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가 빈소에서 사과한 뒤에도 발언의 의도와 맥락을 설명한 것을 두고 사과보다 해명이 앞섰다고 비판했다.
5선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소방관의 희생을 예산의 손익계산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 예산이 42조원이 넘고 순직 소방관 추모사업비 1억원은 전체 예산의 약 0.00024%라고 제시했다. 윤 의원은 정치 지도자의 책무는 희생을 비용으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과를 요구받으니 사과한다는 식의 표현이 진정한 반성인지 물었다.
| 항목 | 규모 |
|---|---|
| 경기도 예산 | 42조원 초과 |
| 순직 소방관 추모사업비 | 1억원 |
| 추모사업비의 전체 예산 비중 | 약 0.00024% |
관사·관용차 지출도 비판 쟁점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도 18일 논평을 내고 추 지사의 사과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추 지사가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자존심부터 챙기는 모습이라고 주장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태도와 도민의 세금을 쓰는 태도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추 지사가 재정난을 이유로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본인은 12억원대 전세 관사에 입주하고 7천만원대 새 관용차를 구입했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사과는 국민이 바라니까 해주는 것이고, 절약은 도민만 해야 하냐”라고 반문했다.
장 대표 역시 관사와 차량을 언급하며 도정 운영을 비판했고,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전세 관사와 관용차의 금액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장 대표는 아이들 밥값과 교사 지원금 문제도 함께 거론했지만, 해당 내용은 장 대표의 비판과 주장으로 제기됐다. 윤 의원은 경기도 예산과 추모사업비를 비교해 소방관의 희생을 비용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각 야권 인사들은 서로 다른 재정 항목을 들면서도 추 지사의 ‘재정 빨대’ 발언과 사과 방식, 도지사의 책임을 비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새벽 5시께 서울 강서소방서를 격려 방문한 일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쉬어야 할 소방관들을 새벽에 불러 정치쇼를 벌였다고 비판하고,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늘었다는 정부가 돈 쓸 궁리에 바쁘다면서 소방관 몫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원문에 따르면 추 지사의 발언은 13일 국정감사에서 나왔고, 추 지사는 17일 김 소방위 빈소에서 사과했다. 야권은 18일에도 사과의 진정성과 도정 책임을 문제 삼으며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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