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안을 국정감사 이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 논의도 공식화했다. 공소취소권 조항을 둘러싼 논란으로 미뤄졌던 특검법 처리를 다시 추진하고, 조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사퇴 촉구를 넘어 탄핵과 수사 가능성을 함께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두 사안은 당내에서 제기돼 왔지만 지도부는 그동안 여론의 역풍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최근 당 지지율 하락과 전통 지지층 이탈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핵심 지지층 결집을 겨냥한 의제 추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특검은 국감 이후 처리 목표가 제시된 반면, 조 대법원장 탄핵은 당내 숙의와 법률 검토가 남아 있어 실제 발의 여부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공소취소권 삭제 뒤 국감 이후 특검 처리 추진

민주당은 이달 말 국정감사가 끝난 뒤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신속히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계원 대변인은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 뒤 법안 일정과 관련해 “국감 이후에 신속히 추진될 것이고, 추진은 당차원에서 한다”고 밝혔다. 당 차원의 추진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특검법 처리를 국감 이후의 주요 일정으로 제시한 셈이다. 원내 관계자도 18일 “국민의힘이 가장 문제 삼고 있는 공소취소권은 삭제로 정리됐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특검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 주도로 진행한 국회 국정조사 뒤 지난 4월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포함해 모두 12개 사건의 조작기소 여부를 수사하고, 공소 유지 업무 등을 판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법안에 공소취소가 가능한지 여부가 포함되면서 여론이 악화했고,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처리를 유보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국회에 특검법안의 공소취소권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해당 조항을 삭제하면 논란의 핵심이 해소된다고 보고 국감 전인 이달 초 처리를 추진했으나,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당의 ‘민생 국감’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정을 미뤘다. 현재 당이 밝힌 처리 시점은 국감 이후다.

조희대 탄핵 논의는 시작…사퇴 촉구와 수사 가능성도 거론

조 대법원장 탄핵은 이재명 정부 출범 뒤 당내에서 꾸준히 언급돼 왔지만, 지도부는 여론의 역풍을 고려해 추진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이제는 '사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탄핵 추진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사퇴 요구의 근거를 종합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이용우 대변인은 18일 국회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더는 직무 수행이 어려울 지경으로, 차고 넘치는 탄핵 사유에 따라 국민의 심판은 이미 끝났다”며 “자진 사퇴를 기다리는 국민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브리핑 뒤에는 “조 대법원장은 헌정사에 유례 없이 입법·행정·사법부를 다 들이받고 있다”며 “국민 공감 속에 탄핵이나 수사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사퇴 촉구를 넘어서는 기류는 분명히 있다”고 했다. 또 “사법부 구성원들은 조 대법원장의 행태에 더는 침묵하지 말라”며 내부 비판을 촉구했다.

임기 8개월 남아…당내 신중론과 원내 검토는 계속

탄핵 추진 논의가 공개됐지만 민주당 안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8개월밖에 남지 않아 탄핵 추진의 실효성이 작다는 지적이 있고,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헌재에서 탄핵할 정도의 위법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탄핵안 통과로 직무가 정지되면 대법원 재판 지연 문제가 심각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탄핵안이 통과돼 직무가 정지될 경우 재판 지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대변인도 “탄핵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어서 당내 여러 의견과 법률 검토를 망라해 충분히 숙의를 거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탄핵소추안 처리를 담당하는 원내지도부도 아직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원내 관계자는 “국정감사 중이라 아직 원내에서 논의한 적은 없다”며 “과거와 비교하면 탄핵 목소리가 커진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 탄핵 논의가 공식화됐더라도 실제 소추안 발의와 처리 방침은 확정되지 않았다. 특검법과 달리 탄핵 문제는 의견 수렴과 법률 검토를 거치며 추가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지율 하락 속 핵심 지지층 겨냥…당내 갈등도 변수

민주당의 두 의제 추진에는 최근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40% 후반까지 올랐던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 13~15일 한국갤럽이 유권자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6%를 기록했다. 전통 지지층 이탈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특검과 탄핵처럼 핵심 지지층의 관심이 큰 의제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한다는 분석이다.

시점민주당 지지율
지난 4월40% 후반
지난 13~15일36%

김 대표는 지난 8월 대표 취임 뒤 ‘구조적 다수’ 구축을 위해 중도층 확장을 강조해 왔다. 다만 핵심 지지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외연 확장도 어렵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가 최고위원으로 지명한 전용기 의원은 이달 28일 국회에서 조작기소 보고회를 연다고 알리면서 “조작기소 특검에 대한 것은 충분히 지지층의 지지율을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신천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부각된 점도 탄핵 논의 공식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 대표 측은 과거 당적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이번에 털고 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친청계에서는 특정 진영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뉴이재명계와 전통 지지층 사이의 대립 전선도 강해진 상태다.

민주당은 국감 종료 뒤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처리하는 일정을 추진하고, 조 대법원장 탄핵 문제는 당내 의견과 법률 검토를 거쳐 논의하기로 했다. 특검은 공소취소권 조항 삭제를 전제로 한 신속 처리 방침이 제시됐지만, 탄핵소추안은 원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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